제주 나흘째 폭염·열대야 "헉헉"…"육지는 물난리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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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최장 장마 끝나자 해수욕장 '턱스크'족·어르신들은 경로당으로
제주삼다수골프 선수들, 얼음주머니 머리 위에 올려놓으며 체온 조절
"육지는 물난리로 고생이라는데 제주는 너무 더워요!"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속출한 중부지방과 달리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제주는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헐렁한 티셔츠에 선글라스, 모자, 휴대용 선풍기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밖을 나서도 이내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고,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에 숨이 턱턱 막혔다.
이날 2시 현재 제주지역 낮 최고 기온은 31.6도다.
제주도 북부와 서부, 동부에 내려진 폭염 특보는 나흘째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서는 제주 남부까지 폭염 특보가 확대됐다.
49일째 이어진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가 끝나고 난 뒤여서 몸으로 느끼는 더위는 더욱 매서웠다.
기상청은 이날 일 최고 체감온도가 34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도내 주요 해수욕장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은 관광객과 도민들로 북적였다.
피서객들은 앞다퉈 바닷물로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겼고, 백사장 파라솔 밑에서 뜨거운 여름의 강렬한 기세와 맞섰다.
바닷가 그늘진 곳곳에 텐트나 돗자리를 깔고 수박을 먹거나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마스크를 쓰긴 해도 대충 턱에만 걸치는 일명 '턱스크'를 한 사람들이 많았고, 더위에 지친 듯 마스크를 벗은 관광객과 도민도 있었다.
관광객 김(32)모씨는 "모처럼 휴가를 받아 제주를 찾았다.
날씨도 좋고 함덕 해변도 정말 아름다워 제주를 찾은 보람이 있지만, 너무 덥다"며 "다른 지역은 폭우가 쏟아졌다는데 이런 걸 보면 (제주가) 우리나라 최남단이라는 걸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무더위 쉼터인 경로당에도 더위를 피해 삼삼오오 모여든 어르신들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장기간 문을 닫았던 제주시 삼도1동 중앙경로당은 지난 2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경로당을 찾은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잠시라도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문상진 중앙경로당 노인회장은 "경로당이 다시 문을 열면서 회원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지금까지는 낮에 더워도 집에만 머물렀는데, 이제는 경로당에서 더위도 피하고 친구들과 얘기도 나누고 간식도 먹으면서 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선 근로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무더위와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항공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지상조업사 소속 근로자들이 상상을 뛰어넘는 더위와 싸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제주공항 4개 지상조업사에는 하루 300∼400명 정도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이착륙하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계류장과 활주로를 오가도록 돕는 일을 하는데, 한 번 조업에 보통 40분에서 1시간가량을 꼼짝없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일해야 했다.
게다가 활주로에는 항공기 안전을 위해 햇볕을 피할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
한 근로자는 "활주로 아스팔트가 내뿜는 열기는 상상 이상"이라며 "햇빛 가리개와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바로 내리쬐는 햇볕을 겨우 가린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및 각 지상조업사들은 근로자들이 조업 후 시간이 날 때마다 쉴 수 있도록 휴게실과 제빙기, 이온 음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
폭염으로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이틀째 대회가 열린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도 진풍경이 연출됐다.
고도가 높아 기온은 28도 정도였지만 따가운 햇볕에 습도는 99%까지 치솟아 주최 측이 제공한 얼음주머니가 선수들에게 인기였다.
선수들은 간혹 얼음주머니를 머리 위에 올려놓으며 연신 체온 조절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캐디들 역시 샷 전후로 대형 우산을 펼쳐 선수들이 뜨거운 햇볕에 지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밤이 돼도 식지 않는 더위에 도민들은 잠을 설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지점별 최저기온이 제주(북부) 25.1도, 서귀포(남부) 25.5도, 고산(서부) 25.1도 등으로 제주 곳곳에서 밤사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올여름 들어 나흘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잠을 푹 자지 못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직장인 강모(42)씨는 "여름 초기라 밤사이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었지만 더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며 "TV를 보다가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이제부터 무더위 시작인 듯 한데 앞으로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
제주삼다수골프 선수들, 얼음주머니 머리 위에 올려놓으며 체온 조절
"육지는 물난리로 고생이라는데 제주는 너무 더워요!"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속출한 중부지방과 달리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제주는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헐렁한 티셔츠에 선글라스, 모자, 휴대용 선풍기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밖을 나서도 이내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고,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에 숨이 턱턱 막혔다.
이날 2시 현재 제주지역 낮 최고 기온은 31.6도다.
제주도 북부와 서부, 동부에 내려진 폭염 특보는 나흘째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서는 제주 남부까지 폭염 특보가 확대됐다.
49일째 이어진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가 끝나고 난 뒤여서 몸으로 느끼는 더위는 더욱 매서웠다.
기상청은 이날 일 최고 체감온도가 34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도내 주요 해수욕장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은 관광객과 도민들로 북적였다.
피서객들은 앞다퉈 바닷물로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겼고, 백사장 파라솔 밑에서 뜨거운 여름의 강렬한 기세와 맞섰다.
바닷가 그늘진 곳곳에 텐트나 돗자리를 깔고 수박을 먹거나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마스크를 쓰긴 해도 대충 턱에만 걸치는 일명 '턱스크'를 한 사람들이 많았고, 더위에 지친 듯 마스크를 벗은 관광객과 도민도 있었다.
관광객 김(32)모씨는 "모처럼 휴가를 받아 제주를 찾았다.
날씨도 좋고 함덕 해변도 정말 아름다워 제주를 찾은 보람이 있지만, 너무 덥다"며 "다른 지역은 폭우가 쏟아졌다는데 이런 걸 보면 (제주가) 우리나라 최남단이라는 걸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무더위 쉼터인 경로당에도 더위를 피해 삼삼오오 모여든 어르신들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장기간 문을 닫았던 제주시 삼도1동 중앙경로당은 지난 2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경로당을 찾은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잠시라도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문상진 중앙경로당 노인회장은 "경로당이 다시 문을 열면서 회원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지금까지는 낮에 더워도 집에만 머물렀는데, 이제는 경로당에서 더위도 피하고 친구들과 얘기도 나누고 간식도 먹으면서 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선 근로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무더위와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항공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지상조업사 소속 근로자들이 상상을 뛰어넘는 더위와 싸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제주공항 4개 지상조업사에는 하루 300∼400명 정도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이착륙하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계류장과 활주로를 오가도록 돕는 일을 하는데, 한 번 조업에 보통 40분에서 1시간가량을 꼼짝없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일해야 했다.
게다가 활주로에는 항공기 안전을 위해 햇볕을 피할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
한 근로자는 "활주로 아스팔트가 내뿜는 열기는 상상 이상"이라며 "햇빛 가리개와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바로 내리쬐는 햇볕을 겨우 가린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및 각 지상조업사들은 근로자들이 조업 후 시간이 날 때마다 쉴 수 있도록 휴게실과 제빙기, 이온 음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
폭염으로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이틀째 대회가 열린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도 진풍경이 연출됐다.
고도가 높아 기온은 28도 정도였지만 따가운 햇볕에 습도는 99%까지 치솟아 주최 측이 제공한 얼음주머니가 선수들에게 인기였다.
선수들은 간혹 얼음주머니를 머리 위에 올려놓으며 연신 체온 조절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캐디들 역시 샷 전후로 대형 우산을 펼쳐 선수들이 뜨거운 햇볕에 지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밤이 돼도 식지 않는 더위에 도민들은 잠을 설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지점별 최저기온이 제주(북부) 25.1도, 서귀포(남부) 25.5도, 고산(서부) 25.1도 등으로 제주 곳곳에서 밤사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올여름 들어 나흘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잠을 푹 자지 못해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직장인 강모(42)씨는 "여름 초기라 밤사이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었지만 더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며 "TV를 보다가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이제부터 무더위 시작인 듯 한데 앞으로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