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29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하는 박주민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오는 8월 29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하는 박주민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행정수도를 넘어 사법기관까지 지방으로 이전하고 지방 거점 대학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자연스러운 지방 분산을 유도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박주민 의원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대책을 위한 수도권 과밀화 해소 방안으로 행정수도·사법기관 이전을 제시했다. 차기 민주당 대표는 당 지지율 회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수도 이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단과 관련해 “위헌성 해소를 위해 개헌이나 국민투표 같은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번 위헌 판단의 근거는 성문헌법이 아니라 관습헌법이었는데, 개헌한다는 것은 말이 맞지 않는다”며 “수도권 과밀화 문제가 2004년보다 더 심해졌으니 헌재가 과거와 같은 판단을 내리겠느냐”고 했다.

그는 행정·사법 기능의 지방 이전과 함께 세제 개편, 대출 규제 등의 방법을 병행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수요가 아닌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과세 구간을 조정, 종합부동산세의 실효세율을 높이고 현행 담보인정비율(LTV) 중심의 대출시스템을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민주당이 후보를 내느냐는 차기 지도부가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벌써부터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2022년 대통령선거에 대해서는 “앞으로 2년 동안 제대로 성과를 못 내고 대통령을 또 만들어 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민주당이 할 일을 해 나간다는 판단이 들면 누가 후보가 돼도 우리를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젠더 폭력 근절 대책으로는 당내 제도 개편과 젠더 가치 실현을 위한 입법 및 정책 노력을 제시했다. 그는 “당의 제도를 젠더적 가치와 감수성에 맞게 개편하는 동시에 당 자체가 젠더 가치의 사회적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폐지하는 내용이 들어가 매우 아쉽다”며 “나름대로 여가위를 상설위원회로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하는데, 다른 방식으로 상설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