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 찍는 중국…'위안화 굴기'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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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패권'에 도전장
인민銀 '디지털위안' 사업 추진
中 일상으로 빠르게 확산될 듯
인민銀 '디지털위안' 사업 추진
中 일상으로 빠르게 확산될 듯
중국이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국제 원유 시장에서 위안화 거래를 확대하고 디지털화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7월 초 중국에 원유 300만 배럴을 위안화를 받고 팔았다. 7대 석유 메이저 가운데 달러화가 아니라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한 첫 사례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원유 수요가 크게 꺾인 것을 기회로 보고 최대 구매력을 앞세워 석유 메이저들에 위안화 거래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른바 ‘석유달러(페트로달러)’ 체제에 균열을 꾀하고 ‘페트로위안’ 체제를 구축해 위안화 국제화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메이퇀과 디디, 비리비리는 하루에도 수십억위안이 거래되는 플랫폼이다. 이들이 디지털위안을 거래에 쓰기 시작하면 디지털위안이 중국인의 일상에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부분은 3개사가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거나 주요 주주로 참여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텐센트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기반한 위챗페이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함께 작년 189조위안(약 3경2500조원)에 달한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디지털위안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다.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하기 때문에 실물 화폐와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중앙은행은 통화량 조절 등 통제가 가능하다.
중국이 디지털위안을 추진하는 목적은 우선 국내 자금 흐름의 투명성 제고를 꼽을 수 있다. 디지털위안은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란 베네수엘라 등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와 거래하면서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활용하고 있다. 실물 위안화를 쓰지 않아도 된다면 거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
디지털위안이 국제 거래에서 자유롭게 쓰일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중국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벌이면서 상대국에 위안화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거래가 편리한 디지털위안이 일대일로를 통한 위안화 국제화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에 있는 가상화폐 기술 자문업체인 시노글로벌캐피털은 “중국이 디지털화폐에서 선도자로서 치고 나가면 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확보해 참여국을 빠르게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0여 개국 중앙은행과 위안화 스와프 계약을 맺고, 위안화 국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위안화 세계화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은 아직 낮은 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위안화 비중은 2.0%다. 달러 비중이 62.0%로 여전히 압도적이며 유로가 20.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일본 엔(5.7%)과 영국 파운드(4.4%)도 위안화의 두 배를 넘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7월 초 중국에 원유 300만 배럴을 위안화를 받고 팔았다. 7대 석유 메이저 가운데 달러화가 아니라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한 첫 사례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원유 수요가 크게 꺾인 것을 기회로 보고 최대 구매력을 앞세워 석유 메이저들에 위안화 거래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른바 ‘석유달러(페트로달러)’ 체제에 균열을 꾀하고 ‘페트로위안’ 체제를 구축해 위안화 국제화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지털위안으로 거래 투명성 제고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음식배달업체인 메이퇀뎬핑은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추진 중인 ‘디지털위안 상용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최대 승차공유업체 디디추싱, 동영상 중심 소셜미디어 비리비리 등도 이 사업에 동참했다. 지난 4월 베이징 신도시 숑안지구에서 시작한 디지털위안 시범사업에는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 19곳이 참여하기도 했다.메이퇀과 디디, 비리비리는 하루에도 수십억위안이 거래되는 플랫폼이다. 이들이 디지털위안을 거래에 쓰기 시작하면 디지털위안이 중국인의 일상에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부분은 3개사가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거나 주요 주주로 참여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텐센트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기반한 위챗페이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함께 작년 189조위안(약 3경2500조원)에 달한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디지털위안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다.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하기 때문에 실물 화폐와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중앙은행은 통화량 조절 등 통제가 가능하다.
중국이 디지털위안을 추진하는 목적은 우선 국내 자금 흐름의 투명성 제고를 꼽을 수 있다. 디지털위안은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가상통화 시장 선점
국제 거래에서 디지털위안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달러를 매개로 해야 하고 최종 자금 이동까지 1~2일 걸리는 데다 수수료도 비싼 국제 송금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중국은 이란 베네수엘라 등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와 거래하면서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활용하고 있다. 실물 위안화를 쓰지 않아도 된다면 거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
디지털위안이 국제 거래에서 자유롭게 쓰일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중국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벌이면서 상대국에 위안화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거래가 편리한 디지털위안이 일대일로를 통한 위안화 국제화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에 있는 가상화폐 기술 자문업체인 시노글로벌캐피털은 “중국이 디지털화폐에서 선도자로서 치고 나가면 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확보해 참여국을 빠르게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금융제재에도 대비
중국은 미국의 금융 제재에 대비해 위안화 세계화를 서두르고 있다.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한 금융포럼에서 “위안화 국제화는 외부 금융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회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0여 개국 중앙은행과 위안화 스와프 계약을 맺고, 위안화 국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위안화 세계화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은 아직 낮은 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위안화 비중은 2.0%다. 달러 비중이 62.0%로 여전히 압도적이며 유로가 20.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일본 엔(5.7%)과 영국 파운드(4.4%)도 위안화의 두 배를 넘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