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코로나에도 어닝서프라이즈…신학철 매직 통했다
LG화학이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개선, 자동차전지 부문의 흑자전환 등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냈다. 신학철 부회장(사진)이 주도하고 있는 2차 전지 사업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9352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와 131.5%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99.9% 늘어난 4191억원이었다. 2018년 3분기 이후 최대 실적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석유화학 업계가 2분기 대부분 어닝쇼크를 기록한 상황에서 나홀로 깜짝 실적을 냈다. 증권가의 LG화학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는 4300억원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의 차별화된 운영 효율성 증대 및 주요 제품 스프레드 개선 등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3.1%, 4,347억원) 달성 ▲전지부문 자동차 전지 흑자 등 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 등의 영향을 받아 시장 기대치를 크게 뛰어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은 "지난 2분기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내부 효율성 제고 및 차별화된 역량을 한층 강화해 시장 기대치 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 수율 정상화와 고정비 절감으로 구조적인 이익창출 기반을 마련한 것이 큰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에도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상되나 ▲석유화학부문 안정적 수익성 유지, ▲전지부문 큰 폭의 성장 등을 통해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의 사업 효율화도 지속해 위기 속에도 안정적 실적을 달성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석유화학부문이 매출 3조3128억원, 영업이익 4347억원을 기록했다. 저유가 영향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하며 매출은 감소했지만, 차별화된 운영 역량 강화 및 중국 수요 회복에 따른 ABS 등 주요 제품 스프레드 확대로 지난해 1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3.1%)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전방산업의 회복 기대감이 있어 견조한 실적을 지속할 것이라고 LG화학은 내다봤다.

전지부문은 매출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다. 유럽·중국 등 전 세계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 북미지역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공급 등의 수혜를 받아 매출이 직전분기보다 25% 늘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폴란드 공장 수율 개선, 원가 절감 등으로 자동차 전지 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유럽 지역으로의 자동차 전지 출하량 확대, 자동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 증가 등으로 매출 성장과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 7892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IT, 디스플레이 등 전방 시장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었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 비용 효율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생명과학부문은 매출 1603억원과 영업이익 141억원을, 자회사인 팜한농은 매출 1778억원과 영업이익 1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