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모습. 표면에 방망이처럼 붙은 단백질이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네이처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모습. 표면에 방망이처럼 붙은 단백질이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네이처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지속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아닌 다른 단백질을 공략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다.

백신에 관여하는 주요 면역 세포는 T세포와 B세포가 있다.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B세포를 활성화시켜 항체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다. 반면 미국 제약사 티에스캔 테라퓨틱스 연구진은 수명이 짧은 항체보다는 T세포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실제 14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항체는 증상이 나타난 지 3주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해 3개월이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T세포는 도움 T세포, 킬러 T세포, 기억 T세포로 나뉜다. 도움 T세포는 B세포를 활성화하고 킬러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사멸시킨다. 기억 T세포는 공격했던 바이러스의 항원을 기억했다 2차 감염 시 빠르게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기억 T세포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티에스캔 테라퓨틱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환자의 기억 T세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러 환자들의 기억 T세포가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코로나19의 단백질 29개를 찾았다. 그중 스파이크 단백질은 고작 3개뿐이었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항체를 생성하는 데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기억 T세포를 활성화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다.

개빈 맥베스 티에스캔 테라퓨틱스 최고과학책임자는 “2세대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아닌 T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