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늦장마 '윤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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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장마 기간은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한 달가량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8월 중순까지 장맛비가 내릴 모양이다. ‘8월 장마’는 2000년 이후 세 번째, 2014년 이후 처음이다. ‘8월 중순 장마’는 1987년(8월 10일) 이후 30여 년 만이다. 당초 “장마가 일찍 끝나고 무더위는 7월 말~8월 중순 절정일 것”이라던 기상청 예측은 빗나갔다.
올해 장마철이 길어지면서 제주도는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49일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비가 내렸다. 중부지방에서는 6월 24일부터 40일째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평년(32일간)을 훌쩍 넘었다. 기상청 예보대로 오는 12일까지 비가 온다면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늦장마와 늦더위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윤달 효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록을 보면 이와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일례로 윤달이 들어 있던 2017년 장마는 6월 말에서 7월 말까지로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전국 최고 기온 평균치도 7월(30.6도)보다 8월(29.9도)이 낮아 늦더위가 아니었다.
올해 장마와 더위가 늦어진 것은 북쪽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내려와 갇히는 바람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만큼 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8월 중순까지 장맛비가 계속되고, 장마 끝에 오는 폭염도 늦어지게 됐다. 올해처럼 야간에 집중호우가 잦은 것은 ‘야행성 장마’라고 한다. 이 또한 찬 공기와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의 밤낮 기온 차이에서 비롯됐다.
7월 평균기온(22.5도)이 평년보다 2도 낮고 장마가 길어지자 시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는 덜 팔리고 제습기와 의류관리기 등 장마 용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눅눅해진 침구나 벽지 등의 습기·곰팡이와 씨름하는 사람도 많다.
장마가 늦어지면 병충해가 늘어난다. ‘(음력)6월 장마는 쌀 창고, 7월 장마는 죽 창고’라는 속담만큼 농사에 해롭다. 홍수 등 대형 재해도 걱정된다. 습도가 높아지면 ‘스트레스 지수’까지 올라간다. 현실 모르는 정치인들은 ‘장마에 떠내려가면서도 가물 징조라 한다’. 이런 청맹과니들과 달리 눈 밝은 사람들은 조용히 제방을 쌓으며 물길을 다스린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장마 뒤에 오이 굵어지듯’ 희망도 자란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올해 장마철이 길어지면서 제주도는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49일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비가 내렸다. 중부지방에서는 6월 24일부터 40일째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평년(32일간)을 훌쩍 넘었다. 기상청 예보대로 오는 12일까지 비가 온다면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늦장마와 늦더위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윤달 효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록을 보면 이와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일례로 윤달이 들어 있던 2017년 장마는 6월 말에서 7월 말까지로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전국 최고 기온 평균치도 7월(30.6도)보다 8월(29.9도)이 낮아 늦더위가 아니었다.
올해 장마와 더위가 늦어진 것은 북쪽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내려와 갇히는 바람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만큼 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8월 중순까지 장맛비가 계속되고, 장마 끝에 오는 폭염도 늦어지게 됐다. 올해처럼 야간에 집중호우가 잦은 것은 ‘야행성 장마’라고 한다. 이 또한 찬 공기와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의 밤낮 기온 차이에서 비롯됐다.
7월 평균기온(22.5도)이 평년보다 2도 낮고 장마가 길어지자 시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는 덜 팔리고 제습기와 의류관리기 등 장마 용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눅눅해진 침구나 벽지 등의 습기·곰팡이와 씨름하는 사람도 많다.
장마가 늦어지면 병충해가 늘어난다. ‘(음력)6월 장마는 쌀 창고, 7월 장마는 죽 창고’라는 속담만큼 농사에 해롭다. 홍수 등 대형 재해도 걱정된다. 습도가 높아지면 ‘스트레스 지수’까지 올라간다. 현실 모르는 정치인들은 ‘장마에 떠내려가면서도 가물 징조라 한다’. 이런 청맹과니들과 달리 눈 밝은 사람들은 조용히 제방을 쌓으며 물길을 다스린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장마 뒤에 오이 굵어지듯’ 희망도 자란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