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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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동학개미 덕에 증권사들이 2분기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가 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의 2분기 합산 지배순이익은 8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호실적이 예상되는 배경엔 풍부한 유동성이 자리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3월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5개월 연속 10조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시장까지 합친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23조8000억원으로 6월(24조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증권업계는 실물자산 투자형 IB 분야는 부진했지만,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은 급증했다"며 "풍부한 시중 유동성으로 당분간 거래대금과 리테일 수익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수혜가 예상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및 이자수지의 순영업수익 기여도가 54.9%(2019년 기준)로, 실적 개선이 경쟁사 대비 빠르게 진행될 수 밖에 없다"며 "사모펀드 관련 위험도도 상대적으로 적고, 향후 발표될 ELS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KB증권은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를 최선호주(톱픽)으로 선정했다. 강승건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사모펀드 판매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부동산 금융 시장 위축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금융지주는 지주 형태의 지배구조 장점을 활용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관리에 유리하고, 카카오뱅크 등 추가 성장 동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도 대부분 호실적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2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3% 급증했다. 증권사 추정치인 1815억원을 웃돈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였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고, 지난 1분기 적자였던 상품운용손익이 글로벌 지수 상승으로 회복한 영향이다.

하나금융투자도 2분기 순이익이 1258억원으로 169.1% 급증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KB증권의 2분기 순익도 1515억원으로 62.6% 늘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