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정 굳은 여야 원내대표 >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중진의원 오찬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 표정 굳은 여야 원내대표 >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중진의원 오찬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방어하면서 소수 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정책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한 국민 불만을 특정 집단에 돌리는 ‘편가르기식 정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에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을 향해 “왜 임차인 걱정한다면서 고민하시는 대책은 하나같이 전부 임대인에게 인센티브 주는 정책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근로소득 없이 임대로 생계를 꾸리는 고령의 임대인은 그대로 월세 받으시면 될 것 같은데, 이분에게 무엇을 더 배려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렇게 임대인 걱정하시는 만큼 임차인도 함께 걱정해주시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인에게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하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부동산을 가진 사람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선동이 국민의 가슴에 증오심을 불러일으킨다”고 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을 비판하며 다주택자 통계를 제시했다. 이 의원은 국토연구원 통계를 인용해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47만여 명으로 전체 국민 중 0.9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 비율이 0.91%로 소수에 그친다는 점을 다주택자 규제의 주요 명분으로 삼는 듯한 언급이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수 부동산 자산가에 대한 징벌적 과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1주택이라 해도 몇십억원대 아주 비싼 집을 소유한 분들은 얼마든지 세금을 납부할 능력이 되는 것 아니냐”며 “장기 거주 1주택이라도 충분히 세금을 낼 수 있는 분들에게까지 굳이 완화된 (종합부동산세) 혜택을 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은 지난달 SNS에서 종부세법 개정안에 대해 “종부세 최고세율 6%를 적용받는 과세 대상은 200명이 채 되지 않아 올리는 시늉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종부세 과세 대상자들에 대한 고통을 외면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다주택 공직자를 겨냥한 규제 법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천준호 의원은 고위 공직자가 1가구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경우 부동산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윤재갑 의원은 지난달 규제지역 다주택 고위공직자의 승진과 임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