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석 달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부진, 국제 유가 하락 등 여파에 상승률은 0.3%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석 달 만에 반등
4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3월 1%대였으나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4월 0.1%, 5월엔 -0.3%로 떨어졌다. 6월(0.0%)엔 보합을 나타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석 달 만에 증가로 전환했지만 0%대 상승률은 예년보다 상당히 낮은 ‘저물가’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된 데다 국제 유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날씨, 유가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물가 지표인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기준)는 지난달 0.4% 오르는 데 그쳤다. 소비·투자 침체로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졌다는 뜻이다.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10.2% 내렸다. 공업 제품도 0.4% 하락했다. 정부 복지정책 확대 역시 저물가에 일조했다. 고교 납입금, 유치원 납입금 무상화 등 영향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1.9% 내렸다.

저물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체감도가 큰 밥상물가는 많이 올랐다. 신선식품물가는 지난달 8.4% 올랐다. 증가폭은 2018년 11월(10.5%) 후 가장 큰 수준이다. 신선식품이 포함된 농·축·수산물 가격도 6.4% 상승했다.

봄의 이상 저온 현상, 최근 장마 등 영향으로 농산물 작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재료 수요는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17, 7·10 부동산 정책 등의 여파로 집세도 뛰고 있다. 7월 전셋값은 1년 전보다 0.3% 상승했다. 2019년 5월(0.3%)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