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틱톡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틱톡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지목하고 퇴출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의 미국 법인 인수 협상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데드라인'은 45일. MS는 바이트댄스와 신속히 협상해 다음달 15일 이전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거래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가격이다. 틱톡 미국 사업권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와 은행권은 틱톡의 미국 사업권 가치를 2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익명의 관계자는 틱톡의 글로벌 사업 가치를 500억달러로 내다봤다. 틱톡의 미국 사업권은 이보다 더 싸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사진 기반 소셜 미디어인 스냅챗을 운영하고 있는 스냅과 비교해 가격을 추정하기도 한다. 스냅은 이용자가 2억3800만명에 달하고, 연 매출 17억2000만달러를 거두고 있는 회사다. 기업 가치는 약 320억달러로 평가받는다. 틱톡은 적어도 스냅보다 더 가치가 크다는 관측이다.
이용자 규모도 가격 결정에 중요한 요소다. 스냅은 2017년 기업공개(IPO) 직전에 하루 이용자가 1억6100만명에 달했다. 페이스북은 IPO 전인 2012년 3월 기준 5억2600만명이었다. 이를 토대로 스냅의 이용자 1인당 기업 가치를 계산해 보면 138달러가 나온다. 페이스북은 198달러다.
블룸버그통신은 틱톡이 1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200억달러 가치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지텐드라 와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다만 스냅보다 틱톡의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예상보다 더 많은 가격이 책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틱톡에 대한 추정 가격의 편차가 큰 것은 사업 분리 비용에 대한 계산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틱톡의 글로벌 사업에서 미국 법인을 떼어내는 간단치 않은 일이다. 또 MS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의 사업권 인수도 논의할 방침이어서 예상 가격 범위가 넓다.
틱톡의 예상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또 있다. 벤처캐피털(VC) 투자자들은 그동안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투자했다. 바이트댄스에 대한 가치 평가가 이뤄진 적은 있지만 틱톡만 따로 떼어 명확하게 평가받은 적은 없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MS는 미국 등 4개국 사업 운영권 구매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가치 평가는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니엘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바이트댄스 전체 가치의 40%인 약 400억달러로 추정했다.
MS는 틱톡을 잘 운영하면 2000억달러 규모의 회사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틱톡은 이미 미국에서 연 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MS가 틱톡 미국 사업을 일정 규모로 키운 뒤 상장하고, 페이스북처럼 적극적인 광고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틱톡은 앱에 광고를 게재하고 있지만 수익화 측면에선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