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면 태양광 발전소 충남 당진시 석문면에 조성된 태양광발전소 당진에코파워. 30만㎡에 태양광 시설(9.8)과 에너지저장장치(24.5h)가 설치됐다. 당진 전체 가구의 6%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1만3000h의 전기를 생산한다.  당진시 제공
석문면 태양광 발전소 충남 당진시 석문면에 조성된 태양광발전소 당진에코파워. 30만㎡에 태양광 시설(9.8)과 에너지저장장치(24.5h)가 설치됐다. 당진 전체 가구의 6%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1만3000h의 전기를 생산한다. 당진시 제공
지난 4일 충남 당진시 석문면 도비도휴양단지. 여름 휴가철인데도 30여 곳의 상점 대부분은 문을 닫아 거리가 썰렁했다. 이곳은 1998년 준공 후 10여 년간 호황을 누렸지만 시설이 노후화되고, 인근 서산 삼길포가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상가와 숙박시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2014년 폐쇄됐다. 운영을 맡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상권 활성화에 나섰지만 민간개발사업자를 찾지 못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도비도는 최근 친환경에너지산업 관광단지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 당진시가 폐허가 된 도비도휴양단지를 매입해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조성하는 등 당진 권역을 신재생에너지 거점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해서다.
당진시는 2031년까지 10조3691억원을 들여 에너지융·복합타운, 에너지자립섬, RE100 테크노밸리, 에너지신산업실증(實證)특구, 신재생에너지발전단지 등 미래 에너지 융·복합 혁신벨트 구축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5일 발표했다. 시는 도비도에 800억원을 투입해 교육·숙박·편의시설을 갖춘 컨벤션센터와 에너지연수원을 신축하고 수산물시장, 카페 등 상업시설을 건립해 석문면을 에너지산업 관광단지로 재탄생시키기로 했다.

도비도 선착장에서 배로 20여 분 거리의 난지도는 2023년까지 에너지자립섬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100㎿ 규모의 해상 및 육상풍력발전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가구마다 소형 태양광(3㎾)을 설치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마을로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홍보하기로 했다. 4조5950억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유치해 수상태양광(100㎿)과 간척지를 활용한 영농형태양광(40㎿) 등 대규모 신재생에너지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자유전력거래실증센터와 에너지솔루션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화를 지원하는 에너지신산업실증특구도 세운다. 기업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출력 예측·제어 실증을 통해 에너지자립형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RE100 테크노밸리 조성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캠페인이다. 시 관계자는 “RE100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관련 법을 정비해야 한다”며 “학계 전문가와 함께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는 3300억원을 들여 99만㎡ 규모의 친환경에너지 산업단지를 개발해 정보기술(IT) 기반의 제조, 연구, 유통, 컨벤션 기능이 집적화된 창업·혁신 공간으로 꾸미기로 했다. 지난달 석탄화력발전소를 태양광발전소로 전환한 당진에코파워 준공을 시작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 사업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당진에코파워는 정부가 주민들의 대기환경 개선 요구를 수용해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계획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꾼 전국 첫 사례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미래 에너지 융·복합 기술을 바탕으로 당진을 에너지신산업의 메카로 조성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