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복현 영림임업 대표 "인테리어 신제품 매년 수백종 선보여…코로나 사태에도 끄떡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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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입고·생산·조립·배송까지
인테리어 '원스톱 시스템' 갖춰
자회사 포함 작년 매출 2343억
해외 디자인스쿨 출신 속속 입사
독창적 제품 공급 '맨파워' 갖춰
아시아·유럽 등 20여개국에 수출
인테리어 '원스톱 시스템' 갖춰
자회사 포함 작년 매출 2343억
해외 디자인스쿨 출신 속속 입사
독창적 제품 공급 '맨파워' 갖춰
아시아·유럽 등 20여개국에 수출
인천 남동산업단지에 있는 영림임업은 자회사를 포함해 1000명이 넘는 직원을 둔 국내 굴지의 홈인테리어제품 생산업체다. 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복병을 만나 국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운 요즘에도 1주일에 며칠씩 잔업을 한다.
이 회사의 황복현 대표는 ‘오너가 열심히 뛰면 얼마든지 미래 수입원을 개발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2018년 말 남동산업단지에 문을 연 대형 전시장은 개관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주말마다 많은 고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죽을 때까지 일한다’는 정신으로 운동화를 신고 뛰는 그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면 얼마든지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기업인이다.
인천 남동산업단지와 송도신도시가 맞닿은 아암대로변에 영림임업이 운영하는 영림홈앤리빙 인천갤러리가 있다. 각종 인테리어디자인 제품이 전시돼 있다. 1층과 2층을 합쳐 전시장 면적만 약 8000㎡에 이른다. 대개 인테리어업체들의 전시장이 1000~200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무척 넓다. 문 창틀 욕실 바닥재 등 인테리어 자재가 실제처럼 방으로 꾸며져 있어 한눈에 전체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디자인에 놀라곤 한다.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가 품격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개관한 지 2년도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엔 사람들로 붐빈다. 인테리어대리점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고객, 학생 등 다양한 사람이 찾는다.
전시 제품은 부엌가구 캐비닛 방문 창문 욕실제품에서 각종 조명까지 수천 종에 이른다. 대부분 영림임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다. 황복현 영림임업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디자인 컬러 사이즈까지 감안하면 5000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림임업은 자회사인 영림화학 영림산업을 합쳐 모두 1100여 명의 직원을 둔 홈인테리어제품 전문업체다. 공장은 인천의 남동산업단지와 석남동 안산시 등에 모두 11개를 두고 있다. 3개사를 합친 전체의 작년 매출은 2343억원에 달했다. 이 중 영림임업 매출이 절반이 조금 넘는 1209억원이고 영림화학이 649억원, 영림산업이 485억원 등이다. 영림임업은 주로 목재문 유리문 등 도어와 몰딩, 영림화학은 창호(PVC 새시)와 시트, 영림산업은 부엌가구와 수납장류를 생산한다.
이들은 요즘과 같이 경영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종종 잔업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미주 등 20여 개국에 수출한다. 이 회사가 인테리어자재 분야에서 꾸준히 사세를 키워온 데는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첫째, 독창적인 디자인 능력이다. 2007년에 설립된 디자인 연구소에는 유명한 디자인학교인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과 프랫 출신을 포함해 모두 25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아닌, 영림에 근무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황 대표는 “대기업 못지않은 대우를 해주는 데다 디자인 중심 기업이어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디자인연구소는 서울 도곡동에 있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 이상의 디자인을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연간 수백 종의 신제품을 만들어낸다. 개별 제품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실내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 간의 하모니다. 멋진 양복을 빼입고 하얀 고무신을 신는다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로 가구 도어 창문 바닥재가 은은한 조화를 이루는데 조명이 촌스러운 형광등이라면 인테리어는 망치게 된다. 개별 제품의 색상은 물론 사이즈, 무늬 등이 종합적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게 필요하다. 이 회사는 ‘아름다운 공간이 아름다운 생활을 창조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좀 더 나아가 경영 전반에서 디자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인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둘째,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한다는 정신이다. 황 대표는 “우리는 고품질의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품질이 좋다는 건 단순히 고장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을 뛰어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그는 전시장을 안내하며 유리로 된 거실문을 발로 쾅쾅 차보곤 했다. 황 대표는 “유리로 된 문은 만약에 깨져도 사람이 다치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는 고품질의 강화유리를 만들기 위한 설비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부엌가구에 필름을 입힐 경우 사용하는 접착제도 마찬가지다. 접착제 종류도 천차만별인데 영림임업은 주로 고급 접착제를 사용한다. 알루미늄 도어의 경우 냉난방 차단은 물론 소음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정교한 설계를 통해 제품 고급화를 추구하지만 최종제품 가격이 급등하면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 황 대표는 “어느 기업이 어떤 부품을 생산하고 이 부품이 우리 제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꼼꼼하게 검토한다”고 말했다.
셋째, 원스톱 생산 및 서비스체제다. 이 회사는 원자재 입고부터 생산, 조립, 배송, 애프터서비스까지 한번에 진행하는 ‘원스톱 생산공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애프터서비스전담팀을 직접 사내에 운영해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 대표는 LG그룹 출신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77년 LG그룹의 종합상사였던 반도상사에 입사해 목재 수입을 담당했다. 그 뒤 잠시 인천 가좌동에 있는 중소기업으로 옮겨 목재 수입 가공을 하다가 1984년 이 지역에서 창업했다.
처음엔 동남아시아에서 잡목을 수입해 가공한 뒤 인근 가구업체에 공급했다. 몰딩 등으로 제품을 점차 확대했다. 그가 일하면서 세운 원칙은 ‘밤낮없이 일한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정열적으로 일하는 습관은 칠순을 바라보는 지금에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해외에까지 이름이 알려져 수출로도 연결되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은 중국, 인도와 아세안 국가(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캄보디아 등)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황 대표는 늘 운동화를 신고 일한다. 공장 구석구석을 다니며 작업환경을 살피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혹시라도 하수도가 막히지 않는지 직접 살펴본다. 일이자 운동이다. 구내식당의 식사도 꼼꼼히 챙긴다. 대형 케이터링업체와 계약해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황 대표는 “영양가 있는 맛있는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는지 사원의 관점에서 살펴본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좋은 인재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다수의 대학에 장학금도 기부하고 있다.
그는 이따금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타사의 2세 경영인들을 만나면 이런 조언을 한다. “오너는 하루 16시간 일해서 4시간 몫을 번다는 생각으로 일하라”고. 국내외 경영여건이 나쁘다는 탓만 하지 말고 오너가 열심히 일하면 얼마든지 회사 경영이 좋아지고 미래 수입원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그의 확고한 경영철학이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이 회사의 황복현 대표는 ‘오너가 열심히 뛰면 얼마든지 미래 수입원을 개발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2018년 말 남동산업단지에 문을 연 대형 전시장은 개관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주말마다 많은 고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죽을 때까지 일한다’는 정신으로 운동화를 신고 뛰는 그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면 얼마든지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기업인이다.
인천 남동산업단지와 송도신도시가 맞닿은 아암대로변에 영림임업이 운영하는 영림홈앤리빙 인천갤러리가 있다. 각종 인테리어디자인 제품이 전시돼 있다. 1층과 2층을 합쳐 전시장 면적만 약 8000㎡에 이른다. 대개 인테리어업체들의 전시장이 1000~200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무척 넓다. 문 창틀 욕실 바닥재 등 인테리어 자재가 실제처럼 방으로 꾸며져 있어 한눈에 전체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디자인에 놀라곤 한다.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가 품격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개관한 지 2년도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엔 사람들로 붐빈다. 인테리어대리점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고객, 학생 등 다양한 사람이 찾는다.
전시 제품은 부엌가구 캐비닛 방문 창문 욕실제품에서 각종 조명까지 수천 종에 이른다. 대부분 영림임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다. 황복현 영림임업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디자인 컬러 사이즈까지 감안하면 5000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림임업은 자회사인 영림화학 영림산업을 합쳐 모두 1100여 명의 직원을 둔 홈인테리어제품 전문업체다. 공장은 인천의 남동산업단지와 석남동 안산시 등에 모두 11개를 두고 있다. 3개사를 합친 전체의 작년 매출은 2343억원에 달했다. 이 중 영림임업 매출이 절반이 조금 넘는 1209억원이고 영림화학이 649억원, 영림산업이 485억원 등이다. 영림임업은 주로 목재문 유리문 등 도어와 몰딩, 영림화학은 창호(PVC 새시)와 시트, 영림산업은 부엌가구와 수납장류를 생산한다.
이들은 요즘과 같이 경영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종종 잔업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미주 등 20여 개국에 수출한다. 이 회사가 인테리어자재 분야에서 꾸준히 사세를 키워온 데는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첫째, 독창적인 디자인 능력이다. 2007년에 설립된 디자인 연구소에는 유명한 디자인학교인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과 프랫 출신을 포함해 모두 25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아닌, 영림에 근무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황 대표는 “대기업 못지않은 대우를 해주는 데다 디자인 중심 기업이어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디자인연구소는 서울 도곡동에 있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 이상의 디자인을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연간 수백 종의 신제품을 만들어낸다. 개별 제품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실내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 간의 하모니다. 멋진 양복을 빼입고 하얀 고무신을 신는다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로 가구 도어 창문 바닥재가 은은한 조화를 이루는데 조명이 촌스러운 형광등이라면 인테리어는 망치게 된다. 개별 제품의 색상은 물론 사이즈, 무늬 등이 종합적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게 필요하다. 이 회사는 ‘아름다운 공간이 아름다운 생활을 창조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좀 더 나아가 경영 전반에서 디자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인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둘째,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한다는 정신이다. 황 대표는 “우리는 고품질의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품질이 좋다는 건 단순히 고장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을 뛰어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그는 전시장을 안내하며 유리로 된 거실문을 발로 쾅쾅 차보곤 했다. 황 대표는 “유리로 된 문은 만약에 깨져도 사람이 다치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는 고품질의 강화유리를 만들기 위한 설비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부엌가구에 필름을 입힐 경우 사용하는 접착제도 마찬가지다. 접착제 종류도 천차만별인데 영림임업은 주로 고급 접착제를 사용한다. 알루미늄 도어의 경우 냉난방 차단은 물론 소음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정교한 설계를 통해 제품 고급화를 추구하지만 최종제품 가격이 급등하면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 황 대표는 “어느 기업이 어떤 부품을 생산하고 이 부품이 우리 제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꼼꼼하게 검토한다”고 말했다.
셋째, 원스톱 생산 및 서비스체제다. 이 회사는 원자재 입고부터 생산, 조립, 배송, 애프터서비스까지 한번에 진행하는 ‘원스톱 생산공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애프터서비스전담팀을 직접 사내에 운영해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 대표는 LG그룹 출신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77년 LG그룹의 종합상사였던 반도상사에 입사해 목재 수입을 담당했다. 그 뒤 잠시 인천 가좌동에 있는 중소기업으로 옮겨 목재 수입 가공을 하다가 1984년 이 지역에서 창업했다.
처음엔 동남아시아에서 잡목을 수입해 가공한 뒤 인근 가구업체에 공급했다. 몰딩 등으로 제품을 점차 확대했다. 그가 일하면서 세운 원칙은 ‘밤낮없이 일한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정열적으로 일하는 습관은 칠순을 바라보는 지금에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해외에까지 이름이 알려져 수출로도 연결되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은 중국, 인도와 아세안 국가(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캄보디아 등)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황 대표는 늘 운동화를 신고 일한다. 공장 구석구석을 다니며 작업환경을 살피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혹시라도 하수도가 막히지 않는지 직접 살펴본다. 일이자 운동이다. 구내식당의 식사도 꼼꼼히 챙긴다. 대형 케이터링업체와 계약해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황 대표는 “영양가 있는 맛있는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는지 사원의 관점에서 살펴본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좋은 인재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다수의 대학에 장학금도 기부하고 있다.
그는 이따금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타사의 2세 경영인들을 만나면 이런 조언을 한다. “오너는 하루 16시간 일해서 4시간 몫을 번다는 생각으로 일하라”고. 국내외 경영여건이 나쁘다는 탓만 하지 말고 오너가 열심히 일하면 얼마든지 회사 경영이 좋아지고 미래 수입원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그의 확고한 경영철학이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