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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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전·월세 상한제 등이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가 열렸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 중간에 5분 발언을 신청해 법안은 물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날 윤희숙 통합당 의원이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윤 의원에 앞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주제로 5분 발언을 진행했습니다. 발언이 끝나자 본회의장에서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여당 의원들의 박수였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박수는 대통령 그리고 외빈, 예외적으로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이 끝날 때만 치는 것으로 여야 원내대표단과 의장이 합의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21대 국회가 시작하고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손뼉을 치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심지어 국회의장이 발언하라고 의원 이름을 부를 때에도 박수가 나오기도 합니다. 앞에 나서서 발언하는 동료 의원을 격려하는 뜻일 겁니다.

하지만 박수를 치는 의원들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박수 문화'가 자리 잡으면 국회 본회의장은 '세 대결의 장'이 돼 버릴 수 있습니다. 성숙한 토론과 합의가 이뤄져야 할 국회의 품격을 해치는 일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소수정당에 불리합니다. 의회주의자인 박 의장은 사석에서 이런 우려를 전했다고 합니다. 대통령과 외빈, 원내대표 대표연설만 손뼉을 치자고 정해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를 요청한 것도 박 의장이었습니다.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박수가 나왔습니다. 박 의장의 간곡한 요청도,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도 안중에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의원들 스스로 품격을 낮추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