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사진=연합뉴스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사진=연합뉴스
미국 34개 주 법무장관들이 5일(현지시간) 연방 정부에 렘데시비르의 타사 제조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유일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법무장관들이 렘데시비르의 제조사인 길리어드가 충분한 양의 약을 생산하지 못하고, 책정된 약의 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내용의 서한을 연방정부에 전달했다. 길리어드는 민간 보험 가입자의 경우 렘데시비르의 가격을 코스 기준 3120달러(약 370만원), 1회 복용량에 520달러(약 61만원)에 책정했다. 공공 보험을 가입한 환자에게는 이보다 25%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 FDA의 긴급사용승인 이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의 렘데시비르만이 공급됐다. 또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에만 공급되면서 규모가 작은 지역에서는 거의 렘데시비르를 받지 못했다.

법무장관들은 연방 정부가 길리어드에 대해 개입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0년에 제정된 ‘바이돌법’에 따르면 지금을 지원한 연방정부는 개입권을 가질 수 있다. 코로나19와 같이 공중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경우 일정 기간 특허를 풀어주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만약 연방정부가 개입권을 행사하면 다른 제약사들에서도 렘데시비르를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길리어드는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길리어드는 “현재 350만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렘데시비르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저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산소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게만 투여되는 약으로, 대다수의 환자들은 입원 전에 회복되기 때문에 약물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또 “전 세계 제조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10월이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약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