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 주식형 펀드에 몰리고 있다. 개인들의 해외주식 직구가 급증하는 등 관심은 커졌지만 지속적인 직접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해외 펀드로 눈길을 돌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 795개에는 최근 1주일 간(7월29일~8월5일) 827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1118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된다. 해외 채권형·혼합형 펀드 등에선 자금이 유출됐지만 해외 대체투자 펀드에도 이 기간 927억원이 들어왔다.

지난 한 달 간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7058억원이 순유출됐지만 지난달 말부터 자금 유입세가 눈에 띄고 있다. 최근 해외 주식형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5%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 등 북미 펀드가 가장 인기다. 한 주간 407억원이 들어왔고, 한 달 기준으로도 1243억원이 순유입됐다. 베트남 펀드가 1주일 동안 165억원이 들어와 북미 펀드의 뒤를 이었다.

올 상반기 베트남 펀드는 다른 신흥국 펀드와 비교해 저조한 수익률에 자금 유출폭도 컸다. 상반기 23개 베트남 펀드에서 850억원이 빠져나가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중 가장 크게 감소했다. 지지부진했던 베트남 증시가 이달 들어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2% 수준이다.

권역별로는 동남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동남아 펀드가 최고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 달 수익률이 15%를 넘어서며 5% 대의 북미 펀드 등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 펀드에서는 한 달 간 5513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신산업과 결합한 펀드에는 꾸준히 돈이 몰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통중국4차산업펀드'가 최근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펀드에는 올 들어 800억원이 넘게 유입됐고, 최근 한 달 간 4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중국 펀드는 한 달 간 8%, 연초 대비로는 20%가 넘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