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사진=한경DB
샘 오취리/사진=한경DB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자"던 샘 오취리가 한국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샘 오취리는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졸업사진에 대해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며 "웃기지 않다"면서 불쾌한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화를 따라하는 것은 알겠는데, 얼굴 색칠까지 해야 하냐"며 "한국에서 이런 행동이 없었으면 한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적었다.
/사진=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사진=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샘 오취리는 지난 2017년에도 개그우먼 홍현희가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흑인 추장 분장을 한 것에 대해 "TV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면 마음이 아프고 짜증난다"며 "모든 인종에 대한 비하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검은 얼굴 분장은 외국인들이 아시아인을 비하하면서 눈을 찢는(chinky eyes) 행위와 비슷하게 대표적인 인종 차별 행위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북미 사회에서는 백인이 흑인 등 유색 인종처럼 보이기 위해 어두운 색의 피부로 분장하는 것을 블랙페이스라고 부르며 인종차별의 일종으로 금기시한다.

때문에 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얼굴 색이 검은 샘 오취리가 불편함을 드러낸 것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라는 동조도 이어졌다.

"한국 교육 수준이…" 비하 담긴 영어글


문제는 그 후에 벌어졌다. 샘 오취리가 한글로 작성한 글과 달리 영어 표현에서 한국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겼다는 지적이 불거진 것.

샘 오취리는 영문으로 작성한 글에서 "한국 사람들은 왜 흑인 분장이 불쾌한 일이고, 전혀 웃기지 않다는 걸 알지 못할까",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educate) 한다", "한국은 이런 행위를 멈춰야 한다", "이런 무지(ignorance)가 계속돼선 안 된다" 등의 발언을 한 것.
/사진=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사진=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영어권에서 'educate'와 'ignorance'의 단어는 일상에서 상대방을 비꼬거나,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단어를 사용할 때 주의를 요하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샘 오취리가 해당 단어를 사용하며 한국에 대해 거론했다는 점에서 "본인이 문화를 존중하자고 해놓고, 한국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시태그로 아무 관련도 없는 태케이팝'(teakpop)으로 해놓았다. '태케이팝'은 케이팝의 뒷 이야기, 가십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해시태그로 검은 얼굴 분장이 케이팝 전체의 문제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놓은 것.

더불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하며 얼굴 색을 검게 칠한 콘텐츠가 의정부고 졸업사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찝어 교육 수준을 운운하는 것은 문제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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