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부부도 간신히 몸 피해 "병아리·사룟값 걱정에 눈물만"
폭우가 휩쓸고 간 충북 제천시 금성면 양화리의 한 양계장은 '아비규환'이라는 말 말고는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
진흙을 뒤집어쓴 채 여기저기 널브러져 시름시름 죽어가는 닭도 즐비했다.
현장을 서성이는 주인 최모(69)씨도 절반쯤 넋이 나간 모습이다.
이 양계장은 지난 2일 집중호우 때 산사태에 휩쓸렸다.
기르던 닭 6만5천 마리 중 5만5천마리가 폐사했다.
양계사도 군데군데가 뜯겨 나가거나 주저앉았다.
닭장 안은 천장과 바닥이 거의 맞닿을 정도로 토사가 들어찼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닭들이 허기를 못 이겨 죽은 닭의 몸에 붙은 구더기를 뜯어먹는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었다.
그는 "5일 동안 복구작업 벌였지만, 겨우 사람이 오갈 수 있는 진입로를 확보한 게 전부"라고 하소연했다.
양계장은 지금 전기와 수도마저 끊긴 상태다.
그도 아내와 마을회관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그의 농장은 육계를 생산하는데, 침수된 농장의 닭은 위생 문제 때문에 출하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는 이미 거래처로부터 구매 불가 통보를 받은 상태다.
살아남은 닭들은 질병 발생이나 환경 오염에 대비해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
이어 "30년 넘게 양계업을 했고 할 줄 아는 것도 이것밖에 없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망망대해에 혼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제천시는 이번 폭우로 돼지 농장 15곳(1천20마리)과 양계장 2곳(11만9천200마리)에서 폐사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시 관계자는 "피해를 본 축사에서 시설물 복구공사와 사체 처리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복구가 끝나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