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다 하길래 잘 자라 했는데~ 시끄러운 클럽 앞 이게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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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차영의 유행가 '시대의 하모니'
(26·끝)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박영탁 작사·박영탁 작곡·2018년 발표
(26·끝)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박영탁 작사·박영탁 작곡·2018년 발표
‘니가 왜 거기서 나와’는 영탁의 경험을 모티브로 한 노래다. 2019년 12월 8일 방송된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영탁이 밝힌 사연인데, 여자친구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클럽에 갔다가 발각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영탁은 헤어졌으며, 미국으로 갔다고 풍문(風聞)으로 들었단다. 이 노래 작사·작곡가 박영탁은 1983년 안동 출생으로, 영탁의 본명이다. 2020년 미스터트롯 2등의 주인공이다.
‘어디야/ 집이야 피곤해서 일찍 자려구/ 아 그래 잠깐 볼랬더니/ 오늘 피곤했나 보네 언능 자/ 어 끊어// 근데 니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사랑을 믿었었는데 발등을 찍혔네/ 그래 너 그래 너야 너/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피곤하다 하길래 잘 자라 했는데/ 혹시나 아픈건가 걱정도 했는데/ 도대체 너네 집은 연신내/ 난 지금 강남에/ 시끄런 클럽을 무심코 지나는데/ 이게 누구십니까.’(가사 일부)
노래 도입부의 대화를 보면 둘 간의 연정은 애틋하다. 하지만 상황은 급반전, 전화를 하면서 연신내(서울 북쪽)에 있다고 하던 그녀는 강남(서울 남쪽)의 시끄러운 클럽에서 낯선 남정네와 같이 나온다. 술에 취해 혀도 꼬부라졌다. 믿었던 사랑에 발등을 찍혔다. 남녀 간의 삼각관계를 모티브로 한 이 실화 노래의 인기가 활활거리는 이유는 무슨 연고일까.
1991년 나비소녀가 ‘삼각관계’ 노래를 불렀다.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할 때/ 남자는 웃지만/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여자는 울지요/ 어차피 외로운 길 떠나가는 남자에게/ 사랑이란 두 글자는 애당초 없었는데….’ 1990년대에는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할 때 남자는 웃었다. 그런데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여자는 울었다.
2020년대에는 한 여자가 두 남자를 가지고 놀고 있다. 영탁이 부른 노래 속 여성이 그 주인공이다.
이 노래는 1957년 박향림이 부른 ‘전화통신’과 궤를 같이한다. 노래는 자유연애 시대를 반영했다. 부모 의견을 존중하던 전통적인 혼인풍습과 자유연애 물결이 부딪치던 시절이었다. 전주가 나오기 전 전화통화를 하는 남녀 간의 대화가 찰찰하게 교환된다. ‘여보세요, 절 사랑하신다구요/ 아휴~ 그게 정말인가요, 네~/ 저하고 결혼하자구요/ 어머~ 내달에 결혼식을 올리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자구요/ 이봐요, 미스김 그 전화는/ 아침부터 고장이 나 있었단 말이야/ 알고 있어요….’ 전화를 끊고 노래가 이어진다. 노랫말은 통속적이다. 전화를 하려면 우체국 전화교환수를 통해 신청하고 10~30분 정도를 기다려서 연결되면 통화를 하던 시절이다.
우리나라 전화는 다리풍, 어화통, 전어통으로 불렸고 1882년 3월에 실물이 소개됐다. 최초 전화는 1896년 서울~인천 구간이 개통됐는데 이 전화로 백범 김구(1876~1949)는 사형을 면한다. 1896년 2월 김구는 명성황후의 원수를 갚는다고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에서 일본 육군 중위 쓰치다를 살해한 뒤 사형선고를 받고 인천 감옥에 수감됐다. 고종 임금이 이 사실을 알고 감옥감리 이재정에게 전화를 해서 사형 집행을 면하게 했다. 전화 개통 사흘째였다. 전화기는 남녀 간의 사랑을 이어주기도 하고 끊기도 하며, 죽을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유행가락에 매달린 연정의 감흥, 삼각관계의 트라이앵글 끝에 매달리지 말지라.
유차영 < 한국콜마 전무·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 >
○유차영의 유행가 ‘시대의 하모니’는 26회로 끝을 맺습니다. 그동안 성원해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영탁은 헤어졌으며, 미국으로 갔다고 풍문(風聞)으로 들었단다. 이 노래 작사·작곡가 박영탁은 1983년 안동 출생으로, 영탁의 본명이다. 2020년 미스터트롯 2등의 주인공이다.
‘어디야/ 집이야 피곤해서 일찍 자려구/ 아 그래 잠깐 볼랬더니/ 오늘 피곤했나 보네 언능 자/ 어 끊어// 근데 니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사랑을 믿었었는데 발등을 찍혔네/ 그래 너 그래 너야 너/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피곤하다 하길래 잘 자라 했는데/ 혹시나 아픈건가 걱정도 했는데/ 도대체 너네 집은 연신내/ 난 지금 강남에/ 시끄런 클럽을 무심코 지나는데/ 이게 누구십니까.’(가사 일부)
노래 도입부의 대화를 보면 둘 간의 연정은 애틋하다. 하지만 상황은 급반전, 전화를 하면서 연신내(서울 북쪽)에 있다고 하던 그녀는 강남(서울 남쪽)의 시끄러운 클럽에서 낯선 남정네와 같이 나온다. 술에 취해 혀도 꼬부라졌다. 믿었던 사랑에 발등을 찍혔다. 남녀 간의 삼각관계를 모티브로 한 이 실화 노래의 인기가 활활거리는 이유는 무슨 연고일까.
1991년 나비소녀가 ‘삼각관계’ 노래를 불렀다.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할 때/ 남자는 웃지만/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여자는 울지요/ 어차피 외로운 길 떠나가는 남자에게/ 사랑이란 두 글자는 애당초 없었는데….’ 1990년대에는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할 때 남자는 웃었다. 그런데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여자는 울었다.
2020년대에는 한 여자가 두 남자를 가지고 놀고 있다. 영탁이 부른 노래 속 여성이 그 주인공이다.
이 노래는 1957년 박향림이 부른 ‘전화통신’과 궤를 같이한다. 노래는 자유연애 시대를 반영했다. 부모 의견을 존중하던 전통적인 혼인풍습과 자유연애 물결이 부딪치던 시절이었다. 전주가 나오기 전 전화통화를 하는 남녀 간의 대화가 찰찰하게 교환된다. ‘여보세요, 절 사랑하신다구요/ 아휴~ 그게 정말인가요, 네~/ 저하고 결혼하자구요/ 어머~ 내달에 결혼식을 올리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자구요/ 이봐요, 미스김 그 전화는/ 아침부터 고장이 나 있었단 말이야/ 알고 있어요….’ 전화를 끊고 노래가 이어진다. 노랫말은 통속적이다. 전화를 하려면 우체국 전화교환수를 통해 신청하고 10~30분 정도를 기다려서 연결되면 통화를 하던 시절이다.
우리나라 전화는 다리풍, 어화통, 전어통으로 불렸고 1882년 3월에 실물이 소개됐다. 최초 전화는 1896년 서울~인천 구간이 개통됐는데 이 전화로 백범 김구(1876~1949)는 사형을 면한다. 1896년 2월 김구는 명성황후의 원수를 갚는다고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에서 일본 육군 중위 쓰치다를 살해한 뒤 사형선고를 받고 인천 감옥에 수감됐다. 고종 임금이 이 사실을 알고 감옥감리 이재정에게 전화를 해서 사형 집행을 면하게 했다. 전화 개통 사흘째였다. 전화기는 남녀 간의 사랑을 이어주기도 하고 끊기도 하며, 죽을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유행가락에 매달린 연정의 감흥, 삼각관계의 트라이앵글 끝에 매달리지 말지라.
유차영 < 한국콜마 전무·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 >
○유차영의 유행가 ‘시대의 하모니’는 26회로 끝을 맺습니다. 그동안 성원해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