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서 익수사고로 1명 사망…산사태·토사유출·침수 등 잇따라
도내 14개 시·군 전역 호우 특보…국립공원 입산·언더패스 통행 금지
8일까지 최대 250㎜ 추가 비 예보…"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전북 지역에 200㎜ 넘는 장대비…침수·붕괴 등 피해 속출
한나절 만에 200㎜가 넘는 집중 호우가 쏟아진 전북 지역에 인명 및 침수·붕괴 피해가 잇따랐다.

밤사이 내륙을 중심으로 최대 250㎜의 큰 비가 또 내릴 것으로 보여 농작물과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7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진안 215.5㎜, 무주 155㎜, 익산 145㎜, 군산 122.4㎜, 김제 111㎜, 부안 107.6㎜, 완주 106㎜, 전주 103.5㎜ 등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진안은 오후 한때 시간당 54.5㎜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현재 전주와 익산, 진안 등 10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남원과 정읍 등 4개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각각 내려져 있다.

하천 수위도 가파르게 올라 전주천 미산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발효됐다.

지리산과 덕유산, 내장산 등 도내 국립공원 주요 탐방로는 모두 통제됐고, 다리 밑 도로(언더패스) 등 도로 12곳의 차량 통행이 막혔다.
전북 지역에 200㎜ 넘는 장대비…침수·붕괴 등 피해 속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32분께 정읍시 산외면의 한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던 5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빠졌다.

이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사고 50여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오전 10시 56분께는 익산시 춘포면 익산천 옆 농로를 지나던 1t 트럭이 침수된 도로에 멈춰 섰다.

소방당국은 트럭에 로프를 연결하고 차 안에 탄 40대 남성 등 2명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오후 2시 37분께 진안군 마령면에서는 다리가 물에 잠기면서 하천 인근 음식점에 있던 주민 8명이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되기도 했다.

연일 내린 비로 약해진 지반은 속절 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날 오후 1시께 군산시 대야면 대야시장 교차로 인근 옹벽이 무너져 토사 90t이 도로로 쏟아졌다.

군산시는 굴착기 등 차량 2대와 인력 15명을 동원해 복구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께도 무주군 무주읍 용포리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토사 15t이 도로를 덮었고, 임실 기린초교 앞 도로도 산에서 쏟아진 흙으로 가로막혀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북 지역에 200㎜ 넘는 장대비…침수·붕괴 등 피해 속출
농경지 침수 면적은 현재까지 집계되지 않았으나 논밭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이날 오후 5시까지 도로와 교량 등 공공시설 11건과 주택 등 사유시설 8건 등 모두 19건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지청은 8일 오후까지 80∼1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곳은 최대 2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 관계자는 "하루 동안 내린 많은 비로 곳곳에서 침수 및 붕괴사고가 접수되고 있다"며 "밤사이 또 큰 비가 예보돼 있으므로 저지대 침수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북 지역에 200㎜ 넘는 장대비…침수·붕괴 등 피해 속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