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중성 백혈구 트랩과 혈소판, 면역 혈전 생성 확인
독일 뮌헨대 연구진, 미 심장협회 저널에 논문
코로나19 폐혈관, 면역세포가 만드는 혈전으로 막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주로 호흡계를 공격하지만, 중증으로 갈 경우 폐, 심장, 신장 등의 혈관 폐색(obstruction)을 일으킨다.

이렇게 폐혈관이 막히면 기계적 호흡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폐부전(lung failure)으로 이어지고, 폐색전이나 폐혈관 혈전증 같은 합병증을 유발한다.

신종 코로나 등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폐혈관 이상이 폐혈관 혈전증 위험을 높이는 이유를 독일 뮌헨대(공식 명 '뮌헨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결정적 원인은 호중구(호중성 백혈구)와 혈소판이 상호작용해 일으키는 면역성 혈전 응결이었다.

과학자들은 호중구와 혈소판 등으로 구성된 다량의 미세 혈전이 폐 맥관구조의 모세혈관에 엉겨 붙은 걸 코로나19 사망 환자의 폐 조직 검사에서 발견했다.

관련 논문은 8일 미국심장협회가 발행하는 저널 '순환계(Circulation)'에 실렸다.

선천 면역계의 일원인 호중구는 원래 외부 침입자(병원체)에 맞서 싸우는 걸 주 임무로 한다.

그런데 비정상적인 혈전 생성과 결부되면 이렇게 면역 혈전증을 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부전으로 기계 호흡 처치를 받은 코로나19 환자는 순환계에서 많은 수의 활성 호중구와 혈소판이 발견됐다.

특이하게도 호중구와 혈소판은 서로 자극해 폐의 혈전 폐색을 유발했다.

활성 호중구가 압출 방식으로 생성하는 그물망형 '세포 외 트랩(NETs)'도 혈전 형성을 부추겼다.

DNA와 세포질 단백질로 구성된 이 트랩은 원래 세균과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데 투입되지만, 이 경우엔 혈전을 안정화하는 작용을 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면역 혈전증은, 코로나19로 생기는 폐부전과 혈전성 합병증의 치료와 예방에 유망한 표적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