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용담댐 방류량 초당 1천500t으로 줄었지만 복구 손도 못 대
충남 일부 시·군 추가 호우피해…서산시·예산군 산사태 주의보 발령
금산 대피주민 400여명 뜬눈으로 밤새…일부 지역 수돗물 끊겨(종합)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용담댐이 초당 3천200t의 물을 방류하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자 대피한 충남 금산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9일 금산군에 따르면 제원면 5개 마을 187명과 부리면 3개 마을 219명이 전날 용담댐 방류로 불어난 하천물이 제방을 무너뜨리고 밀려들자 마을회관이나 초등학교로 대피했다.

일부 주민은 집 옥상으로 올라가 있다가 119구조대 보트를 이용해 구조되기도 했다.

제원면 천내리 등 2개 마을 50여명은 외부로 통하는 도로가 물에 잠겨 고립됐다.

논밭도 모두 물에 잠겨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용담댐 방류량이 초당 1천500t으로 줄면서 하천 수위가 조금씩 낮아지고는 있지만, 무너진 제방 복구는 손도 못 대고 있다.

금산 대피주민 400여명 뜬눈으로 밤새…일부 지역 수돗물 끊겨(종합)
금산군 관계자는 "물이 빠져야 복구를 시작할 수 있는데, 여전히 수위가 높다"며 "어제도 현장에 나갔다가 그냥 돌아왔다"고 말했다.

금산 일부 지역에는 수돗물 공급도 끊겼다.

용담댐 방류량 증가로 전북 진안군 안천면 도수가압장이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산읍, 금성면, 군북면, 추부면, 진산면, 복수면 일부 마을이 단수됐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양수 등 복구작업에 나섰으나 하천 수위가 높아 지연되고 있다.

금산군은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비상급수용 물차와 병물을 공급하고 있다.

금산 대피주민 400여명 뜬눈으로 밤새…일부 지역 수돗물 끊겨(종합)
충남 다른 시·군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서산시 해미천 수변공원이 침수됐고, 해미면 삼송교가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만 135㎜의 비가 내린 당진시 신평면에서는 주택 1채가 침수되고 도로 1곳이 파손됐으며 도로변 나무도 쓰러졌다.

아산에서도 배방읍 봉강교 하상도로, 탕정면 신풍교 하상도로 차량 진입이 불가한 상황이다.

전국에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 산사태 위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예산군 7개 읍·면과 서산시 5개 면·동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예산군과 서산시는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들은 마을회관과 보건지소 등으로 신속해 대피 바란다"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서해안 저지대는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시간대(오전 6∼10시·오후 6∼10시) 침수가 우려된다.

충남도와 서해안 시·군은 재난문자를 통해 바닷가 접근을 자제하고 선박이나 양식시설을 단단히 고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호우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11일까지 대전·세종·충남에 100∼300㎜, 많은 곳은 5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내린 비는 당진 신평 140.5㎜, 서천과 홍성 서부 129.0㎜, 아산 121.0㎜, 부여 양화 114.0㎜ 등으로 집계됐다.

금산 대피주민 400여명 뜬눈으로 밤새…일부 지역 수돗물 끊겨(종합)
대청댐이 전날 오후 7시부터 초당 3천t의 물을 방류하고 있어 하류지역 저지대는 침수에 주의해야 한다.

대청댐이 초당 3천t을 방류하기는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오전 10시 40분 현재 금강 수계 주요 지점 수위는 공주 금강교 6.64m, 부여 백제교 5.96m, 논산 황산대교 6.10m를 기록하며 상승 중이다.

공주시와 부여군 등은 강변이나 저지대 출입 자제를 당부하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장항선 철도 웅천역∼간치역 구간에 유입된 토사 제거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장항선 홍성∼익산 구간 열차 운행은 중단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