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쓴 바이크족, 터번 두른 랩퍼…'힙'한 그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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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하자즈 국내 첫 개인전
'다가올 것들에 대한 취향'
바라캇 컨템포러리서 9월 27일까지
'다가올 것들에 대한 취향'
바라캇 컨템포러리서 9월 27일까지
![히잡 쓴 바이크족, 터번 두른 랩퍼…'힙'한 그들이 온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01.23441262.1.jpg)
서울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전시 중인 하산 하자즈(59)의 국내 첫 개인전 ‘다가올 것들에 대한 취향’에 전시된 사진작품 ‘헤나 엔젤스(Henna Angeles)’다. 하자즈는 모로코와 영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작가로, 이질적인 문화 간의 대립과 편견을 넘어 다양한 문화적 취향을 공유하고 소통할 것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에는 이런 메시지를 강렬한 색채와 리드미컬한 구도로 담아낸 사진 연작, 영상, 설치 등 22점을 내놓았다.
![히잡 쓴 바이크족, 터번 두른 랩퍼…'힙'한 그들이 온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01.23441260.1.jpg)
![히잡 쓴 바이크족, 터번 두른 랩퍼…'힙'한 그들이 온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01.23441259.1.jpg)
모로코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접점이자 두 문화의 공존지대다. 하자즈는 유럽과 아프리카, 고급문화와 하위문화, 예술과 상업을 넘나들고 혼합하며 차별과 대립을 넘어서는 자신만의 하이브리드 미학을 창조해냈다. 모로코의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의 짝퉁 제품을 수집해 작품 속의 어엿한 오브제로 등장시킨다. 심지어 통조림과 장난감, 타이어 등 모로코산 제품을 활용한 아이디어도 기발하다. 마돈나, 빌리 아일리시 등 톱스타들과도 작업했던 이유다.
그의 작품들은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와 패턴,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 때문에 팝아트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의식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는 ‘마이 록스타’ ‘케시 엔젤스’ ‘다카 마라키아’ ‘레그’ 등 그의 대표 사진 연작들과 영상 작품 ‘마이 록스타 실험영상 Ⅱ’를 선보이고 있다.
![히잡 쓴 바이크족, 터번 두른 랩퍼…'힙'한 그들이 온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01.23441258.1.jpg)
그중 2018년 작품 ‘게토 가스트로 XL’은 뉴욕 브롱크스에서 활동하는 요리사, 디자이너, 예술가 집단을 담은 작품으로, 명품 브랜드 신발, 선글라스와 두건, 방탄조끼 등으로 차려입은 흑인 남성들이 주먹을 쥐고 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Black Lives Matter’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같은 연작의 ‘밸리댄서’에는 눈만 내놓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맨 인물이 등장한다. 화려한 물방울 무늬로 감춘 몸매가 여성인가 싶지만 실제 주인공은 남성이다.
![히잡 쓴 바이크족, 터번 두른 랩퍼…'힙'한 그들이 온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01.23441261.1.jpg)
갤러리 2층에서는 사진연작에 등장하는 9명의 예술가가 각각 모니터에서 춤과 노래, 연주를 하는 영상작품 `마이 록스타 실험영상 Ⅱ‘를 상영한다. 그 안쪽에는 하자즈가 모로코와 영국에서 운영하는 부티크도 재현해 놓았다.
전시장은 그의 작품 못지 않게 현란한 색채와 독특한 문양들로 가득하다. 작가의 뜻에 따라 벽과 바닥 전체를 타일을 이어붙인 것처럼 같은 패턴과 아랍어 문구가 반복되는 벽지로 장식했다. 1층의 벽지 문양은 모로코의 교통 안내판을 비튼 것으로, ’정지‘를 의미하는 단어의 철자를 살짝 바꿔 ’깨어나라!‘는 뜻으로 바꿨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