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중국 내 선두권 데이터센터 업체인 친데이터그룹에 3억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사업 기반을 둔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사인 친데이터그룹에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결정했다. SK㈜는 자체 자금을 투입하거나 교직원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과 매칭 형식으로 자금을 조성한 코파(COPA) 펀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친데이터그룹은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하이퍼스케일 규모)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이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서 9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대 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이다. 베인 측은 지난해 5월 5억7000만달러(약 6770억원)를 투입해 친데이터를 인수했다. 이어 2017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데이터센터 회사인 브리지데이터와 합병해 지금의 규모로 키웠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인은 지난해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CS), 모건스탠리 등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해 친데이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대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서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B인 제프리증권은 중국 내 데이터 수요 급증으로 향후 3~5년간 현지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연평균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친데이터는 고객사 대부분이 5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SK㈜로서는 회사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일부 지분을 매각해 자본 이득을 거둘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서버용 D램, 낸드 등의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SK㈜는 2017년 장동현 사장 부임 이후 ‘투자형 지주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경영권 인수(buy-out)는 물론 글로벌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프리 IPO 형태로 투자한 글로벌 대형 물류센터 운영기업 ESR이 지난해 홍콩 증시에 상장하면서 투자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