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의 주인공은 갤럭시 노트20만이 아니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변기기로 취급받았던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당당하게 생태계의 일원으로 소개됐다. 차별화된 디자인에 진보한 기능으로 풍성해진 갤럭시 생태계를 뽐냈다.

찰떡같은 착용감에 풍성한 사운드

'갤럭시 언팩'서 빛난 웨어러블 기기 써보니…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외양을 완전히 바꿨다. 기존의 타원형 케이스 대신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정사각 케이스를 채택했다. 무광의 매트한 케이스를 열면 광택 소재의 이어폰이 나온다.

강낭콩 스타일 디자인은 실물이 훨씬 앙증맞고 예뻤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고무팁이 귓구멍을 막는 커널형 디자인을 버리고 평평한 오픈형으로 바꿨다. 스피커 쪽을 귓구멍으로, 충전단자 쪽을 귓바퀴 쪽으로 돌리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 착용하는 데 낯선 느낌이 있었지만 익숙해지자 더 가볍고 착 붙는 느낌이었다. 커널형에 비해 답답한 느낌이 덜하고 고막에 부담이 작다는 점도 반가웠다.

갤럭시 버즈 라인에서는 처음으로 ‘액티브 노이즈캔슬링(ANC)’ 기능도 넣었다. 노이즈캔슬링은 반대음파를 쏴 주변 소음을 걸러주는 기능이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 출시 이후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도 빠르게 대중화됐다. 거리에서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착용하고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해 보니 주변 차량 소리 등은 다소 줄어든 느낌이었다.

하지만 가로수의 매미 소리,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 등 고음역대 소음은 차단하지 못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앞세운 헤드폰 제품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애플의 에어팟프로에 비해서도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약하다고 느껴졌다. 고막을 완전히 막지 못하는 오픈형 디자인의 한계로 보인다.

다만 풍성한 사운드는 에어팟프로나 전작인 갤럭시 버즈 플러스에 비해 압도적인 장점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음향전문기업 AKG의 사운드를 채택해 저음역대를 강화했다.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힙합, 하우스 등의 장르에 최적화돼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앱에서 이퀄라이저 설정을 통해 저음강조, 고음강조, 부드러운 느낌 등 다양한 버전을 택할 수 있다.

클래식 디자인 강조한 갤럭시워치3

'갤럭시 언팩'서 빛난 웨어러블 기기 써보니…
갤럭시워치3는 이전 모델에 비해 아날로그 시계 본연의 클래식함을 강조한 느낌이다. 테두리(베젤)를 회전시키면서 앱을 선택하는 크로노 스타일을 적용했다. 베젤 역시 얇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천연 가죽으로 만든 스트랩을 기본으로 제공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다소 투박하고 묵직해 보이는 디자인과 달리 실제 무게는 전작보다 가벼워졌다. 45㎜ 모델 기준 전작 대비 화면이 더 크지만 외관은 14% 얇고, 무게는 15% 가볍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하루 종일 착용하고 있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다.

건강 관리 기능이 한층 강화돼 웨어러블 기기의 활용도를 한층 더 높인 점도 주목된다.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은 지난 4월과 5월 혈압과 심전도 측정 기능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혈압측정 기능은 기기 내의 센서를 이용해 혈압과 심박을 측정해 표시한다. 측정된 기록은 삼성 헬스 모니터에 자동으로 저장돼 꾸준히 관리할 수 있다.

혈중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폐 건강을 추적할 수 있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현재 호흡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심전도 측정 기능도 병력이 있는 이용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장이 뛰는 속도와 규칙성을 측정해 불규칙한 박동을 감지한다.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부정맥을 사전 탐지할 가능성을 높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