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칭' 보이스피싱으로 26억원 가로챈 일당 붙잡혀
수사기관 관계자로 속여 50대 여성에게 현금 26억원을 뜯어낸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일당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50대 여성 A씨에게 총 26억원 상당의 현금을 가로챈 혐의로 남성 B씨(40대)를 구속, 여성 C씨(20대)를 불구속 상태로 각각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50대 여성 A씨는 '택배 물품이 배송된다'는 문자 메세지를 받고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어떤 물건이냐'고 물었다. A씨는 이전에 택배로 물건을 주문한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자신을 '검찰 직원'이라고 한 뒤 "당신의 개인정보가 범죄에 사용돼 계좌를 검수해야 하니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직원으로 사칭한 B씨와 C씨를 직접 만난 피해자 A씨는 우체국에서 인출한 현금을 여행용 캐리어 가방에 담아 그들에게 전달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10여 차례 이상 같은 방법으로 A씨에게 약 26억원을 건네받았다.

돈을 전달하고나서 이들과의 연락이 끊기자 A씨는 "보이스 피싱을 당했다"며 지난 5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B, C 씨의 동선을 추적해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와 C씨 모두 '업무를 수행해주면 보수를 주겠다'고 해서 모집된 보이스피싱 조직 내 말단 현금 전달책으로 보인다"며 "B씨는 9차례 이상 돈을 전달받아 구속이 결정됐고 C씨는 아직 1차례로 나타났고 건강이 안좋다는 소견서를 받아 일단은 불구속 결정이 났으며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아간 중간책을 찾기 위해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