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과 마포 일대 아파트 단지가 안개에 덮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용산과 마포 일대 아파트 단지가 안개에 덮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앞으로 임대사업자들의 의무임대기간이 종전 4~8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모든 임대주택은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7·10 대책’에서 임대사업자 제도를 개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18일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1994년 도입된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인들에게 의무임대 기간과 임대료 증액 제한 등의 공적 의무를 부여하는 대신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이 세금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7·10대책에서 아파트에 한해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시켰다. 전월세 신고제와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미등록 임대인들에 대한 관리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제도 폐지의 이유다.

이번 개정안은 우선 4년짜리 단기임대의 경우 매입임대와 건설임대 유형을 모두 폐지했다. 8년짜리 장기일반임대의 경우 아파트는 신규 등록이 불가능하다. 빌라 등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주택, 건설임대 등에 대해서만 장기임대가 가능하다. 폐지된 유형은 신규 등록이 불가능하고, 이미 등록된 단기임대를 장기임대로 전화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파트 장기임대 등 폐지되는 유형들의 경우 의무임대기간이 되면 자동으로 등록이 말소된다. 올해 12월 10일까지는 의무임대기간 전이라도 자발적 말소를 허용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땐 의무임대기간 미준수에 대한 과태료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자동·자발적 말소를 하더라도 종전에 보장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등의 혜택은 유지된다.

단기임대와 아파트 장기임대가 폐지되면서 앞으론 빌라 등에 대한 장기임대만 등록이 가능해졌다. 이들 유형의 경우 공적 의무가 강화된다. 종전엔 8년이던 의무임대기간은 10년으로 늘어난다. 다만 이미 등록된 장기임대주택의 경우 기존대로 의무임대기간을 8년으로 유지한다.

또 등록임대사업자들의 경우엔 전세보증보험 등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이 의무화된다. 종전엔 건설임대나 100가구 이상의 매입임대에 대해서만 이 같은 의무가 적용됐다. 그러나 법 시행 1년 뒤 체결되는 임대차계약부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SGI서울보증의 임대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임대등록 관리에 대해선 지자체장의 심사 권한이 강화된다. 등록신청을 받은 이후 신용도나 부채비율 등을 따져 거부할 수 있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의무임대기간 안에 멸실될 우려가 있다고 보이는 경우에도 등록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12·16 대책’에 따른 제도 개편 사항도 반영됐다. 12월 10일부턴 미성년자나 의무 위반으로 등록이 말소된 지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임대인의 등록이 제한된다. 또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을 지연하는 경우 임대등록이 말소된다. 임대주택에 대한 권리관계나 세금체납 여부, 선순위보증금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임대차계약 전에 임차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도 생긴다.

국토부는 다음달부터 관계 기관 합동으로 등록임대사업자 의무위반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의무임대기간이 연장되고 보증 가입도 의무화된다”며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