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팩토리' CMO에 러브콜…코로나에도 대규모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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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 최대 규모 4공장 신설 결정
SK바이오사이언스도 증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증설
2018년 이재용 부회장 약속 지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2년 말 가동할 인천 송도 4공장은 1회 배양 기준 25만6000L로 세계 최대 규모다. 공장 건설에만 1조7400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세계 최대 생산 시설인 3공장(18만L)에 투자한 금액(8500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면적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약 1.5배에 달한다.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까지 진행되면 전체 투자비는 2조원을 웃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3년 3만L 규모 1공장을 시작으로 2015년 2공장(15만4000L), 2017년 3공장(18만L)을 순차적으로 완공시키며 세계 1위 CMO 회사로 뛰어 올랐다.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총 62만L 규모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세계 CMO 생산의 약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른 CMO 회사들과는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세계 2위 CMO 업체인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1회 배양 기준 30만L 생산이 가능하다. 스위스 론자는 26만1000L 규모다.
이번 투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 인공지능(AI)와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등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투자 성격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이들 산업에 180조원 투자와 함께 4만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4공장 건설로 회사 측은 임직원 1800여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건설인력도 6400명 투입된다.
잇단 수주로 공장 가동률이 높아진 것도 증설의 한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송도 제 3공장의 가동률은 현재 26% 수준이지만 2023년엔 1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해 작년 전체 수주액(3739억원)의 네 배가 넘는 1조8087억원을 수주하면서 가동률이 더욱 높아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증설 나서
올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뿐 아니라 한국 CMO 기업의 수주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모든 공장을 정상 가동해 안정적인 공급처로 인식된 데다, 뛰어난 제조 기술력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수주가 늘자 코로나19 이후 국내 주요 CMO 회사들은 대대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경북 안동 공장에서 연 1억5000만~2만병(도즈)의 생산 시설을 갖춘 이 회사는 백신 생산량을 연 5억병까지 늘릴 예정이다. 현재 스위스 업체와 백신에 들어가는 세포를 키울 수 있는 배양기(리액터) 주문을 조율 중이다.
당장 내년부터 백신 생산량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의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일부 생산을 맡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다른 회사 백신의 위탁생산 역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도 공장 증설을 준비 중이다. 2023년 착공을 목표로 20만L 규모의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셀트리온의 생산량은 39만L로 늘어난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가면역치료제 램시마와 피하주사 제형의 램시마SC 등의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도 9월부터 상업 생산할 예정이어서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노승원 맥쿼리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코로나19 백신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일본 등을 제치고 잇단 수주 낭보를 올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 CMO 회사들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