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의 수해 예방 효과를 주장하고 나섰다. 21대 국회에 대거 입성한 옛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송석준 통합당 의원은 11일 라디오에 나와 "(4대강 사업의) 가장 핵심은 물그릇을 키워서 보를 통해 물을 가뒀다가 활용하고, 이번 같은 대홍수 시 그런 큰 물그릇을 활용해 주변에 범람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한강 주변에 엄청난 폭우가 왔지만 주변 피해가 최소화됐다는 것으로 입증이 됐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이 없었다면 홍수 피해가 훨씬 커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같은 당 배준영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이념에 매몰된 '4대강 보 해체'에만 열을 올리느라, 정작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물관리 계획이나 하천 정비 사업은 도외시했다"고 지적했다.

MB정부에 참여했던 옛 친이계 인사들이 21대 국회에 대거 입성하면서 문재인 정부에 의해 실패한 사업으로 규정된 4대강 사업의 '명예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 출신이다. 송 의원은 당시 국토부 관료로 일했다. "4대강 사업 이후 범람이나 물 피해가 없고 사망자 수도 줄었다"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MB정부 첫 특임장관이었고, "자신있으면 4대강 보 파괴하라"는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통합당의 '4대강 효용론'이 과학적으로 확인받고, 여론의 지지까지 얻을 경우 문재인 정부에 타격이 된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혔던 윤한홍 통합당 의원은 현 정부의 감사원이 '4대강 사업으로 본류의 계획 홍수위가 낮아졌다'는 용역 결과를 받고도 이를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2018년 7월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홍수 피해 예방 가치는 0원"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공천과 총선에서 대거 고배를 마신 친박계와는 달리 친이계가 21대 국회에 대거 입성하면서 '4대강 재평가'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MB정부 때 청와대나 정부에서 일했거나 당시에 정치권에 입문했던 인물들만 21대 국회에 20여 명에 달한다. 박진 조해진 이달곤 장제원 윤한홍 의원 등이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로 꼽힌다.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비에 4대강 16개 보를 안 했다면 나라의 절반이 물에 잠겼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4대강으로 호도하지 말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