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간부 듣는데서 직속상관 뒷담화 상병...대법 "상관모욕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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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대 군 간부가 듣는 장소에서 직속상관을 비방해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상병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4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되지만 범행이 경미한 만큼 2년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이 기간 동안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강원 홍천군의 한 군부대에서 상병으로 복무하던 A씨는 2018년 다른 부대 신모 원사가 듣고 있는 가운데, 후임병사와 대화를 나누며 직속 상관인 B대위와 C상사를 비방했다. A씨는 “왜 맨날 우리한테만 지랄이야” “안 그래도 힘든데 X나 짜증나네” 등 발언을 했다. 군검찰은 그를 상관모욕죄로 기소했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하고 저속하더라도 모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A씨가 B대위와 C상사의 구체적인 명령과 조치를 언급하면서 욕설을 한 것에 주목해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은 피해자들의 명령이나 조치가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조치로서 ‘지랄’에 해당한다고 평가한 것”이라며 “이는 군 조직의 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에 반하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은 또 “발언 당시 A씨의 목소리 크기 등으로 인해 (다른 부대 간부인) 신 원사가 A씨가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들을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발언 당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모욕죄에서의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대법원 제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4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되지만 범행이 경미한 만큼 2년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이 기간 동안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강원 홍천군의 한 군부대에서 상병으로 복무하던 A씨는 2018년 다른 부대 신모 원사가 듣고 있는 가운데, 후임병사와 대화를 나누며 직속 상관인 B대위와 C상사를 비방했다. A씨는 “왜 맨날 우리한테만 지랄이야” “안 그래도 힘든데 X나 짜증나네” 등 발언을 했다. 군검찰은 그를 상관모욕죄로 기소했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하고 저속하더라도 모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A씨가 B대위와 C상사의 구체적인 명령과 조치를 언급하면서 욕설을 한 것에 주목해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은 피해자들의 명령이나 조치가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조치로서 ‘지랄’에 해당한다고 평가한 것”이라며 “이는 군 조직의 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에 반하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은 또 “발언 당시 A씨의 목소리 크기 등으로 인해 (다른 부대 간부인) 신 원사가 A씨가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들을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발언 당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모욕죄에서의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