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간배당이 지난해보다 15%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 회복에 힘입어 연간 실적은 작년보다 성장할 전망이어서, 상반기에 안했던 배당을 하반기에 몰아서 할 가능성도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공시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1·2분기 중간배당 총액은 5조434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간배당액 6조5240억원에 비해 16.7% 줄었다. 중간배당 공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추가로 나온다고 해도 큰 변동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중간배당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컨센서스(3곳 이상 추정치 평균)가 있는 305개 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지난 9일 기준)는 53조158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1.1% 감소한 실적이다.

기업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1411억원을 중간배당했으나 올해는 아직 배당공시를 하지 않았다. 두산밥캣(601억원), 롯데지주(215억원), 에쓰오일(116억원), 현대차(2630억원) 등도 지난해 중간배당을 했으나 올해는 아직 소식이 없다.

드물게 중간배당을 늘린 기업도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중간배당액을 19억원에서 31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190억원에서 올해 233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온라인 광고기업 에코마케팅도 중간배당금을 50억원에서 84억원으로 늘렸다. 이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78억원에서 올해 602억원으로 급증이 예상된다.

상반기 중간배당을 줄이거나 하지 않은 기업은 하반기 배당금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05개 기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26조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 회복으로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면서 전년 대비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금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려운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탠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