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다시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개방해 무단 방류한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정부는 연이은 폭우로 황강댐 위쪽 댐이 붕괴하면서 무단 방류가 이뤄졌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 10일 오후 7시 (우리 측 임진강 최북단에 있는) 필승교 수위가 9.2m를 기록했다”며 황강댐 방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필승교의 평소 수위는 3m 수준이다. 군과 정보당국은 임진강 상류 지역의 집중호우 때 필승교 수위를 관측한다.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면 가장 먼저 필승교 수위에 영향을 준다.

이 당국자는 ‘집중호우로 황강댐 위쪽 댐 두 개가 붕괴돼 황강댐으로 물이 밀려오자 북한이 부댐(본댐 앞쪽에 설치하는 댐)을 폭파시켜 물을 방류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답변할 사항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황강댐 방류와 관련해 정부가 북측에 연락한 적은 없다”며 “댐 방류 시 우리에게 알려 주면 주민 안전 보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여러 차례 밝혔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임진강 최북단 군남댐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주민 안전과 관련된 사항인데 왜 북한에 연락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댐 붕괴 상황을 파악하고 있냐’는 질문에 “북한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사안이 없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