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의 진정성을 아직도 의심하는 안팎의 시선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뚜벅 뚜벅 가고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들에게 "현재의 정권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10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 자리에서 "그렇다고 검찰 조직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조직 이기주의자가 돼서도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추 장관은 두 번째 검찰 인사를 두고 ‘친정권 성향 검사들이 영전하거나 요직으로 갔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1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권력기간 간의 견제와 균형이 기본이다"라며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사가 하는 수사·기소 분리를 통해 검경간의 상호 견제 속에 인권과 사법정의가 지켜질 것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이미 1954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선진 사법제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당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국가경찰에 수사를 맡기지 못하고 검찰의 지휘아래 두기로 한 대신 먼 미래에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기약했던 것이다"라며 "권력이나 조직이 아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검찰의 미래를 설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법 집행에 대한 이중 잣대 등으로 국민 신뢰가 이미 크게 떨어졌다"며 "공정성과 중립성을 파괴하는 말과 행동은 삼가 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독재’, ‘전체주의’ 등의 표현을 쓰며 문재인정부를 에둘러 비판한 것에 대한 경고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추 장관은 "검사 한 분 한 분이 바뀌지 않는다면 개혁안은 종잇장에 불과하다"면서 "모두가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뚜벅뚜벅' 검찰 개혁의 길을 가겠다는 추 장관의 발언에 최근 자신에 대한 허위 과장 보도를 한 유튜버와 언론을 향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따박따박' 발언이 오버랩됐다.
두 사람 다 어떤 세간의 오해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목적한 바를 향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전진하겠다는 뜻을 SNS에 담았다.
조 전 장관은 지난 5일 본인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보수 유튜버 우종창 월간조선 전 편집위원을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히며 "‘하나하나 따박따박’ 간다"고 표현했다.
조 전 장관은 "저에 대한 허위사실을 주장한 사람에 대한 첫 번째 민사소송이다"라며 "허위사실을 조작, 주장, 유포하는 만용을 부리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바깥에 있는 범죄이자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달 20일 "저와 제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조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 기사를 하나하나 찾아 모두 조치할 것"이라며 허위·과장 언론 보도에 대한 반론 보도 및 정정 보도 요청과 기자 개인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후 채널A와 TV조선 기자를 경찰에 고소한 데 이어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를 허위사실적시를 통한 명예훼손 혐의로 연이어 고소했다.
조 전 장관은 "민사소송이든 형사소송이든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되는 고단한 일이다"라면서도 "서두르지 않고 지치지 않으면서 하나하나 따박따박 진행할 것이다. 언론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최근 악성 글을 자신의 블로그, 유튜브 등에 올린 몇몇 비(非) 기자 인물에 대해서도 고소했다. 조만간 조사 통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박따박'은 ‘아장아장’의 전라도 방언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