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와 커피 등 소비재 상품에 쓰이는 연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러시아는 코로나19 백신을 발표하는 등 경제 재개 기미에 연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CE선물거래소에서 코코아 원두 선물 근월물은 톤 당 2448달러에 거래됐다. 코코아 원두 근월물은 지난 한달간 가격이 약 15% 상승했다.

이날 커피 선물은 파운드당 1.11달러에 거래됐다. 한달여간 가격이 14% 올랐다. 면화와 설탕 선물도 지난달 말 이후 각각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원자재는 코로나19 초기에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지난 3월 코코아는 17%, 면화는 18%, 설탕은 27% 가격이 내렸다. 봉쇄 조치로 인해 카페와 음식점, 의류 공장 등이 문을 닫아서다.

반면 요즘엔 각국 경제 움직임과 맞물려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 WSJ는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서면 소비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연성 원자재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투기적 상품거래자들의 연성 원자재 쇼트(매도) 포지션도 크게 줄었다. 투기적 상품거래자는 현물을 실제로 인도받아 쓰는 소비재 기업 등 실수요를 뺀 거래 주체를 뜻한다. 헤지펀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달 초 기준 설탕 선물 쇼트 포지션은 약 1만계약, 코코아 선물 쇼트 포지션은 7000계약 가량 줄었다. 커피 선물을 매도하겠다는 포지션은 1만9000계약 이상 줄었다. 투자자들이 한동안 이들 연성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커피 설탕 등 가격이 오르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차질 전망 탓도 있다. 세계 최대 커피·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은 지난 8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00만명. 누적 사망자는 10만명을 넘겼다. 미국에 이어 확진자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다. 이로 인해 원자재 생산과 화물 이동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달러화 약세도 영향을 줬다. WSJ는 "연성 원자재 가격은 달러화로 책정됐기 때문에 달러화가 약세일 경우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른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