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 선박 제조업체인 라보드의 박희원 선박운항팀장, 박종훈 선박제작팀장, 구민섭 관광개발팀장, 이경진 대표가 목조 보트 ‘세투스호’를 진수했다.  중소조선연구원 제공
목조 선박 제조업체인 라보드의 박희원 선박운항팀장, 박종훈 선박제작팀장, 구민섭 관광개발팀장, 이경진 대표가 목조 보트 ‘세투스호’를 진수했다. 중소조선연구원 제공
목조 선박 부활을 꿈꾸는 4명의 청년이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탔던 보트를 모델로 첫 소형 보트를 진수했다.

청년창업기업 라보드(대표 이경진)는 부산시 북구 화명생태공원 계류장에서 목조 보트 ‘세투스호’ 진수식을 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라보드는 이 대표와 박희원, 박종훈, 구민섭 등 30대 초중반 청년 4명이 목재의 매력에 빠져 카약, 카누, 보트 등 다양한 나무배를 제작하겠다며 중소조선연구원 창업보육센터에 2017년 입주한 창업기업이다. 보육센터는 목가공 장비 등 목조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강원 원주의 목조 선박학교에서 만난 이들은 나무배를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하기로 의기투합해 약 5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첫 작품을 진수했다.

이 대표는 “4명이 선박학교 수료 후 엔진, 전기 시스템, 선체 구조, 도장 등 분야로 나눠 각각 조선업체에 취업해 현장 기술 등을 익혔다”며 “보트 제작에 나선 지 9개월 만에 첫 작품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세투스호는 3.5t급으로 길이 10m, 폭 2.5m에 승객은 12명까지 태울 수 있다. 바다를 주제로 한 소설 《노인과 바다》를 남긴 헤밍웨이가 탔던 필라 보트를 모델로 설계했다. 나무로 만든 선체에 에폭시와 유리섬유를 표면 처리해 강도를 높였다.

목조 선박은 폐선 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보다 친환경적이며, 알루미늄 선박에 비해 보온성과 방음성이 좋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이 매력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세투스호는 8월 한 달간 시운전을 마치고 9월 제주에서 취항할 예정이다. 추가로 건조 중인 2척은 전남의 한 기초지자체와 설계, 디자인을 협의 중이다. 부산 영도 깡깡이마을과 부산 앞바다 유람선 등으로 투입해 관광상품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외국의 유명 해양 도시들처럼 목조 선박을 이용한 관광이 활성화할 수 있게 다양한 선박을 건조하겠다”며 “목조 선박 대중화를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형 선박 제작 교실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