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청·업체 등 사무실 9곳 압수수색·2건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 확보
경찰, 의암호 참사 압수수색…고박작업 지시 누가했나 규명 나서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12일 춘천시청과 인공 수초섬 관리 업체 사무실 등 11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강원지방경찰청과 춘천경찰서 형사들로 구성된 '의암호 조난사고 수사전담팀'은 이날 춘천시청과 인공 수초섬 설치·관리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55) 경감의 영결식이 강원경찰청 장(葬)으로 엄수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곳은 춘천시청 환경정책과 유역관리계 등 시청 사무실 8곳과 경기도에 있는 업체 사무실 1곳 등 9곳이다.

관련자의 휴대전화와 통화내역 등 2건도 확보했다.

경찰은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20분까지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3개 박스 분량의 서류 등을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경찰, 의암호 참사 압수수색…고박작업 지시 누가했나 규명 나서
이번 압수수색은 '의암호 인공 수초섬 설치 및 관리'와 관련된 서류, 사고 당일 '작업 지시' 여부 및 '사고 발생 전후 상황 대처'와 관련된 증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뤄졌다.

압수수색에는 춘천경찰서 형사과장 등 총 25명이 동원됐다.

또 컴퓨터와 노트북 등의 전자 정보를 압수하기 위해 디지털포렌식 전문요원 4명도 압수수색에 참여했다.

수사전담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자료들을 분석하고, 그동안 확보한 각종 CCTV, 차량 블랙박스, 통화내역,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해 한 점 의혹도 없이 투명하게 사고 경위를 규명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폭우가 쏟아지고 댐 방류가 한창인 위험한 상황에서 사고 선박 3척을 비롯한 다수의 선박이 왜 무리한 수초섬 고박작업에 투입됐는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 의암호 참사 압수수색…고박작업 지시 누가했나 규명 나서
이에 대해 고무보트를 타고 고박작업에 나섰다가 숨진 채 발견된 민간업체직원 A(47)씨의 유가족은 "보트를 내리지만 않았어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트를 띄운 배경에 누군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A씨가 사고 당일 오전 9시께 중도 선착장에서 춘천시청 공무원 2명을 만났고, 이 두 사람이 A씨를 불러서 무언가를 얘기한 뒤 A씨가 돌아와 동료 2명에게 "보트를 내리란다"라는 얘기를 해서 고정 작업이 시작됐다고 가족은 주장했다.

그러나 춘천시는 당시 의암호 예찰에 나선 공무원 2명이 A씨를 만났으나 '작업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보해 분석하고, 춘천시청 공무원 2명의 진술 내용과도 비교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작업 지시를 둘러싼 진실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 의암호 참사 압수수색…고박작업 지시 누가했나 규명 나서
지난 6일 오전 11시 34분께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7명이 실종돼 이날 현재까지 1명이 구조되고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2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