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이 12일(현지시간) 자체 모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을 29%로 점쳤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이 승리할 확률은 71%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승리 확률 29%'는 다른 기관의 예측과 비교할 땐 꽤 높은 수치여서 주목된다. 예컨대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현재 트럼프가 승리할 확률을 11%, 바이든이 승리할 확률을 88%로 봤다.


538은 2016년 대선 때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승리 확률을 71%,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29%로 봤다. 당시만해도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너무 높게 잡았다'는 비판이 나왔고, 뉴욕타임스는 선거 당일까지도 힐러리 승리 확률을 99%로 예상했지만, 실제 대선 결과는 트럼프 승리였다. 538이 예상한 '29% 승리 확률'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이유다.

정치전문 더힐에 따르면 538 모델에서 바이든의 전국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8%포인트 높았다. 이는 한 달 전 9.6%포인트에 비해선 줄어든 수치다. 바이든은 6개 핵심 경합주 중 플로리다(5.2%포인트 차), 위스콘신(6.2%포인트 차), 미시간(7.4%포인트 차), 펜실베이니아(6.3%포인트 차), 애리조나(3.4%포인트 차)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머지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선 1.4%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

이밖에 오하이오, 조지아, 텍사스, 아이오와 등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를 보였지만 차이가 1.5%포인트 안팎였다. 조지아나 텍사스는 전통적인 '공화당 주'라는 점에서 이들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박빙 우위에 그친 건 트럼프 캠프로선 비상 신호다.

하지만 네이트 실버 538 편집장은 11월3일 대선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8월 중순 이후 선거 때까지 여론조사가 꽤 급격히 바뀌는건 역사적으로 드문 일이 아니다"고 했다.
"트럼프 대선 승리 확률 29%" [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오늘 당장 선거를 한다면 바이든이 이길 가능성이 훨씬 크지만, 남은 기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실버 편집장은 앞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 TV 토론이 남아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와 경제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또 지금 여론조사 판세는 2016년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불리하지만, 총 득표수가 아니라 선거인단 확보 수에 따라 승자가 판가름 나는 미국 대선의 특성상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을 노려볼 여지도 있다고 봤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