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 공급계약설에 3연속 상한가 친 알루코, 계약내용 과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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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상의 저격 이종목

주가를 견인한 원동력은 지난 10일 오전 한 언론매체에서 알루코가 LG화학·SK이노베이션과 4700억원 규모의 배터리 팩 하우징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이 말대로라면 알루코의 총 수주액은 8000억원대 규모. 지난해 알루코 연 매출인 4543억원에 두 배 가까이 되는 그야말로 '대박' 수주다.
통상 매출액 대비 비중이 있는 공급계약은 자율공시 등을 통해 알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알루코 경우처럼 수주액이 큰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알루코 측은 공시를 택하지 않고 일부 언론을 통해 이를 알렸다.
알루코가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기본 계약'을 맺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수주를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알루코가 제출한 계약서를 보면 언론에 나갔던 수천억원대 계약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본지와 전화통화를 한 알루코 측 공시담당자도 같은 취지로 답했다. 그는 "언론에 수천억원대 수주 물량이 확정적이라는 건 오보"라며 "구체적인 계약금액 등이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왜 오보가 나간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대해서는 "그건 어찌된 건지 모르겠다"고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협력사가 이런 내용의 보도자료를 낼 때는 내용과 형식을 놓고 사전 협의를 하는 게 일반적인데 알루코가 일방적으로 보도를 낸 건 정말 이례적"이라며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계약 내용도 과장되거나 사실과 달라 당혹스럽다"고 설명했다. 알루코측은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이들 협력사에 보도에 대한 유감의 내용을 포함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계약 공시 없이 과장된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갔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업계는 반발했다. 의도적인 주가 부양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