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영아파트의 분기별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0 대 1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13일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100가구를 웃도는 서울 민영아파트 단지의 분기별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올 1분기에 94.9 대 1, 2분기에 86.5 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70 대 1 이하(69.6 대 1)였지만 지난해 4분기 86.4 대 1로 치솟은 데 이어 올 들어 처음으로 90 대 1을 넘겼다.

1순위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웃도는 분양 단지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서울에서 청약을 받은 100가구 이상 민영아파트 중 청약 경쟁률이 100 대 1을 넘긴 단지는 총 6개였다. 올해는 벌써 5개다. 지난 4월 양천구에서 청약받은 ‘호반 써밋 목동’(407가구·128 대 1), 6월 청약받은 서초구 ‘르엘 신반포 파크애비뉴’(330가구·114.3 대 1)가 대표적이다. 지난 1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강남구 ‘대치 푸르지오써밋’(489가구·투시도)은 청약 경쟁률이 168.1 대 1에 달했다.

청약시장에서 경쟁률이 오르는 것은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신규 분양시장이 관심을 끌어서다. 지난 몇 년 새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 통제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신규 분양 단지에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서울 시내 청약통장 가입자도 계속 늘고 있다. 청약홈 청약통장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602만여 명으로 6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달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돼 서울의 분양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 가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분양’ 단지가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다음달부터 지방 광역시에서 분양권 전매 제한이 시행되는 점도 청약 수요자의 서울 쏠림 현상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