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7.5% 줄어든 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연체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두둑히 쌓아둔 결과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1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조6000억원)와 비슷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조3000억원으로 1년 전(1조3000억원)보다 2조원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11조3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은 빌려준 돈을 떼일 것에 대비해 미리 적립하는 자금이다. 금감원은 “아직 대출 연체 문제가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지만 은행들이 경제 전망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에 충당금을 넉넉히 쌓으라고 요구해왔다.

은행의 주된 수익원인 이자이익은 20조3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89억원 줄었다. 순이자마진(NIM)이 올 2분기 역대 최저인 1.42%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 대출’을 늘린 영향 등으로 운용자산 규모가 9.6% 불어나면서 전체 이자이익 규모는 비슷했다. 비이자이익은 3000억원 늘어난 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은행의 상반기 총자산수익률(ROA)은 0.49%,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68%로 1년 새 각각 0.16%포인트, 1.69%포인트 낮아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