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신장 한쪽과 간 일부를 떼어준 50대 목사가 600번째 헌혈에 나섰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13일 서울 신촌 헌혈센터에서 표세철 주양교회 목사(58·사진)의 ‘600회 헌혈 기념식’을 열었다.

그가 처음 헌혈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78년이다. 이후 40년간 틈틈이 헌혈을 해 이날 600번을 채웠다.

표 목사는 1988년 결핵성늑막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면서 다른 환자의 고통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1991년과 2002년 각각 신장과 간을 기증해 두 환자의 생명을 살렸다. 당시 표 목사에게 신장을 기증받은 환자의 어머니는 자신의 신장을 다른 환자에게 기증해 국내 최초로 ‘릴레이’ 신장 기증이 이뤄지기도 했다.

표 목사는 지역아동센터 운영, 장애인 차량 이동 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헌혈 가능 연령인 69세까지 800회 헌혈을 하는 게 목표”라며 “‘내 몸과 같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구절처럼 기독교인으로서 생명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