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접 고용 전환 과정에서 실직 위기에 처한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들이 “공사 측의 원칙 없는 직고용 절차를 거부하고 자회사에 그대로 남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방침에 따라 직고용 대상이 됐지만, 공사 측이 전형을 통한 선별 채용을 추진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13일 서울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 부당해고 집회를 열고 “노동자들을 실직 위기로 내모는 졸속 정규직 전환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공민천 인천공항 보안검색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보안검색 요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약속한 고용 안정을 믿고 있었다”며 “하지만 공사는 노동자들이 요구한 적도 없는 직접 고용 채용 절차를 강요하고, 탈락하면 해고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집회에서 보안검색 요원과 야생동물통제 요원 30여 명이 항의의 뜻으로 단체 삭발에 참여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에 따라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3개 분야 2143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문 대통령이 공사를 방문해 정규직 전환을 선포한 2017년 5월 12일을 기준으로 이전에 입사한 사람은 절대평가 방식의 직고용 적격심사 절차를, 이후에 입사한 사람은 공개 채용 절차를 밟게 했다. 이 과정에서 공항소방대원과 야생동물통제 요원 47명이 탈락했다.

공 위원장은 “지난 3월 공사 직고용 대신 자회사 정규직화에 합의했다”며 “이미 고용 안정을 이뤘을 뿐 아니라 인천공항공사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이면 합의까지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6월 인천공항공사 측이 보안검색 요원의 직고용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개경쟁 채용을 거치게 됐고, 그 결과 자회사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시험에 탈락하며 실직 위기에 몰리게 됐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조는 공사 측이 추진하는 직고용이 정부 성과만을 위한 원칙 없는 채용이라고 비판했다. 실질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목표로 삼은 직고용 인원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최다은/인천=강준완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