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금지 여파'…민간전문가 "올해 日 GDP 더 떨어진다"
일본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5.7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예상치인 -4.5%보다 일본 경제를 훨씬 비관적으로 진단했다.

14일 일본경제연구센터가 민간 이코노미스트 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일본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평균 -5.75%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예상치 -4.5%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내각부는 코로나 2차 유행으로 전세계 경제가 부진에 빠지더라도 일본의 GDP 감소폭은 5%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었다. 정부와 민간 모두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의 -2.2%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7일 발표하는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26.59%로 예상했다. 지난 7월 조사 당시 -23.53%보다 일본 경제가 더욱 심각하게 추락한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일본 경제는 작년 10~12월 이후 3분기 연속 역성장하게 된다.

민간 전문가들의 비관론이 커진 것은 일본 경제의 절반 이상을 떠받치는 개인소비가 지난 2분기 동안에만 6.9% 감소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4~5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에 내린 긴급사태선언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외출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또다른 축인 기업의 설비투자도 4.57%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전세계적인 경기 추락으로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는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18.52%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 데다 전세계 150여개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0'이 된 탓이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고꾸라진 기저효과로 인해 2021년과 2022년 경제성장률은 3.36%와 1.23%로 2년 연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