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통일시장 앞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접수를 돕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중구 통일시장 앞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접수를 돕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역당국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4일 자정 기준 국내 확진자는 103명이다. 이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가 85명으로 2단계 기준(50∼100명 미만)에 진입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일촉즉발 상황"이나 "5∼6월(이태원클럽·물류센터 등 집단감염)보다 우려", 또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징후"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심각한 수준이란 것을 경고하고 있다.

방대본은 지난 5월 6일 방역체계를 지금의 거리두기 1단계에 해당하는 '생활속 방역'으로 전환한 지 100일째이던 전날 브리핑에서 2단계 상향 검토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이날 검토 착수를 공식화했다. 중대본은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상향조정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지역감염이 일시적으로 확산해도 사회·경제적 활동의 제약이 수반되는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확산 범위와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이 나오자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월 29일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체계를 도입한 이후 시행 강도에 따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3월22일∼4월19일),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4월20일∼5일5일)를 시행해 왔다. 현재는 명칭을 사회적 거리두기 1∼3단계로 통합해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수도권만이라도 광복절 연휴(15∼17일) 이전에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리두기 단계는 원칙적으로는 전국에 적용되지만 지역별 유행 정도의 편차가 심한 경우에는 권역·지역별로 차등화할 수 있다.

이재갑 한림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당장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면서 "특히 수도권에서 한 번 발생하면 지방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 곳곳에 은밀한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데 누가 감염자이고 누가 감염원인지 겉으로 모르는 '눈먼 자들의 도시'인 셈"이라면서 "수도권이라도 한시적으로라도 상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