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나이'가 비로소 진짜 사나이"
"김계란의 진심을 보면 응원할 수 밖에"
"이근 대위 정말 멋진 사람, 반했다"
평범한 체력의 일반인들이 UDT 훈련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 같은 질문에서 시작된 '약 빤' 콘텐츠가 있다. 이름부터 '가짜 사나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를 대놓고 패러디한 이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가 만든 진한 땀 냄새나는 예능이다.

프로그램은 유튜버 김계란과 공혁준이 동거를 하면서 시작됐다. 영상에서 김계란은 공혁준의 게으름에 대해 지적하며 UDT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

출연자는 1:200의 경쟁률을 뚫고 공혁준, 가브리엘, 김재원, 꽈뚜룹, 따규, 베이식이 선발됐다. 교관 역으로는 UDT 출신인 김계란을 포함 이근, 에이전트H, 야전삽, 로건이 활약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해군 특수전 전단의 근접 전투 기술 중 하나인 '무사트' 교육과정과 서바이벌 교육이 영상에 담겼다. 또 30시간 동안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 교육'도 있었다.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 '가짜사나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캡쳐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 '가짜사나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캡쳐
'가짜사나이'는 지난 6월 30일 '200:1 경쟁률, 무대본 UDT훈련'이라는 제목으로 0회를 올렸고, 이는 두 달 만에 240만 네티즌이 봤다.

이 콘텐츠는 6월 22일부터 4일간 훈련을 하고 7월 9일부터 공식적으로 업로드를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에피소드 1 단독으로만 926만 뷰를 기록했다.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7개 영상은 총 4천만 회 이상이다. 기존 방송사 대비 소자본으로 소위 '대박'을 친 것.

종영 기념으로 지난 8월 2일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는 동시 접속자수 18만 이상을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가짜사나이'의 인기 비결로 연출인지 실제 상황인지 확인이 불가능한 리얼함을 꼽았다.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 '가짜사나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캡쳐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 '가짜사나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캡쳐
"이 X끼 뭐야. 너 인성 문제 있어?"는 '가짜사나이'의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그 누구보다 UDT에 진심인 교관은 평균 이하의 체력을 가진 참가자들을 보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난생처음 겪는 고강도 훈련에 6명의 참가자들은 할 말을 잃고 고통스러워 한다.

구토 할 정도로 혹독한 훈련 중 진행된 메디컬 체크에서 훈련 부적합 판정을 받은 훈련생은 퇴교를 알리는 종을 울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들 앞에 살벌하던 '호랑이 교관'의 따뜻한 인간미, 참가자들이 서로의 속내를 공개하는 부분은 '성장 드라마'와 감동을 자아낸다.

콘텐츠의 힘은 엄청났다. KBS가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선 '교관 이근의 현역 UDT 시절 대공개'라는 영상까지 게재했다. EBS 또한 마찬가지다. 공중파가 유튜브를 따라가는 시대라는 방증이다.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 '가짜사나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캡쳐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 '가짜사나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캡쳐
유튜브에서 놀라운 인기를 끌면서 예능PD 등 방송 관계자들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예능계에서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아마 여러 프로그램에서 섭외 요청을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에 대한 추억이 있다는 것이 남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여성 시청자들 또한 많다. 한 20대 여성은 "솔직히 비호감인 BJ들도 있었는데, 영상을 보며 정이 들었다. '진짜 사나이'에선 방송하는 티가 팍팍 났는데 '가짜 사나이'는 안타깝다는 마음이 들어서 보게 됐다. 교관들과의 묘한 티키타카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 '가짜사나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캡쳐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 '가짜사나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캡쳐
1인 미디어 플랫폼의 대표로 꼽히던 유튜브는 기성 방송사들이 제작에 뛰어들면서 기존 크리에이터들의 위기설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가짜 사나이'는 유튜브가 1인 미디어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게 만들었다.

타 채널 대비 블록버스터 급으로 드론을 띄우는 등 5000만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기존 유튜브 콘텐츠보다 많은 제작비가 들었지만 지상파 못지 않은 파급력을 증명해냈다. '뒷광고', '내돈내산' 논란이 불거진 유튜브 생태계에서 '가짜 사나이'는 대 놓고 광고를 하는 이른바 '앞광고'로 정면돌파해 시청자의 저항이 크지 않았다.

1기로 톡톡히 화제를 모은 '가짜사나이'는 이제 2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제작비 또한 8000만 원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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