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미국인 중 56%는 지지 이유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이 좋아서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는 게 싫어서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지난달부터 미국 성인 1만2750여 명을 조사(온라인 1만1000여 명, 전화 1750명)한 결과 바이든 지지자 중 56%가 ‘트럼프가 아니어서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지 이유로 ‘리더십과 활약’을 꼽은 응답자는 19%, ‘성격’과 ‘정책’을 꼽은 응답자는 각각 13%와 9%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리더십과 활약’이 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책’ 21%, ‘바이든이 아니기 때문’ 19%, ‘미국인의 가치를 수호’가 17%였다. ‘상대방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화가 날 것’이란 응답은 바이든 지지자 쪽이 61%로 트럼프 쪽의 37%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민주당 지지자와 중도층 사이에서 ‘반(反)트럼프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는 걸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카리스마가 약한 바이든을 지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지자들이 후보에 대해 우려하는 점과 관련해선 트럼프의 경우 25%가 ‘기질과 무례, 자기애 성향’을 꼽았다. 이어 ‘지나친 트위터 이용’과 ‘국정수행’을 문제삼는 응답자가 각각 14%와 11%였다. 바이든은 ‘나이와 건강’을 우려 사항으로 꼽은 응답자가 3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책’(15%) ‘활약’(12%) ‘과거 이력’(11%) 순이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