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인 지속가능 경영과 맞닿아 있는 데다 코로나19·집중호우 피해 지원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에도 걸맞아 ‘발행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들, ESG 채권 벌써 4兆 발행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기업 등 국내 6대 은행은 올 들어 7월까지 ESG 채권으로 4조2000여억원을 마련했다. 달러(12억달러) 등 외화 표시 채권과 원화 채권을 더한 수치다. 국민은행은 4월 ESG기획부를 신설했으며 최근 5억유로를 조달해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올 들어 7500억원을 ESG 채권으로 모았다.

7개월 동안 찍어낸 ESG 채권이 지난해 전체(4조9500억원)의 85%에 육박하면서 올해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ESG 채권이란 은행 등 발행자가 조달금을 환경, 사회적 사업, 지속 가능성 등에 한정해 사용하겠다는 것을 확약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은행들이 ESG 채권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건강, 안전, 고용 등 사회적 가치를 높이려고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다. 경제적 요인도 크다. 글로벌 기관투자가와 자산운용사 사이에서는 ESG 채권이 ‘대세’로 떠올랐다. 이들은 전체 채권 매입량 가운데 ESG 채권 투자 비중을 정해놓거나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업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유엔 책임투자원칙 네트워크에 따르면 세계 ESG 운용 자산은 2016년 말 61조달러에서 지난 4월 105조달러 규모로 대폭 늘어났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