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러가기도, 보여주기도 '꺼림칙'…가을 이사철이 불안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코로나 재확산에 전세대란 우려
임대차법 시행 후 매물까지 급감
임대차법 시행 후 매물까지 급감


아파트 매매량도 급감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 신고는 464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900건)의 절반 수준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집 보여주기를 꺼릴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되면 매매·전세 수요자들이 소량의 물건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최고가에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 씨 말랐는데 코로나까지…세입자들 "집 못구할까 두렵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됐을 땐 집값이 조정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였다. 실제로 지난 2~5월 아파트 전세가격이 빠졌다. 매물은 있었지만 찾는 사람이 없었다. 중개업소에 시세보다 1억원 이상 내린 ‘급전세’ 안내장이 붙을 정도였다. 같은 시기 매매가격도 주춤했다.임대차보호법에 코로나 재확산까지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재건축 실거주 요건 강화, 장기보유특별공제 실거주 요건 추가 등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도록 강제하는 규제들도 매물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확산되면서 매물 잠김 현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2만8822건이다. 한 달 전(4만2565건)에 비해 32.3% 급감했다. 이 기간 서울 25개 구 중 전세 매물이 늘어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은평구 최대 단지(2441가구)인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에는 전세 매물이 5~6건에 불과하다. 녹번동 L공인 관계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후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겠다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을 비워줘야 하는 세입자는 올가을 새로 이사갈 집을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새 아파트 전세 보증금이 분양가를 웃도는 등 서울 전셋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입주한 마포구 ‘신촌그랑자이’ 전용면적 84㎡ 전세가가 9억5000만~10억원이다. 8억원 선이던 분양가보다 2억원가량 높다. 서대문구 ‘힐스테이트신촌’ 전용 42㎡ 전세가도 5억원 안팎으로 평균 분양가(4억원)보다 1억원 높게 형성돼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7월부터 전세 매물을 찾는다”면서도 “올해는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거래가 위축됐고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가을 전세난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올가을 집값 과열 우려”

최진석/정연일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