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산에서 개최 예정이던 축제와 대규모 채용 박람회 등이 취소되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서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 마지막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17일 정오부터 31일까지 2주간 부산 전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들어갔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부산은 현재 코로나19 재유행 갈림길에 서 있으며 앞으로 2주간이 매주 중요한 시기”라며 “확진자가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하고 시민들도 경각심을 갖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달 말 열릴 예정이던 강서구 ‘명지시장 전어축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됐다. 강서구 관계자는 “작년 전어축제에는 관광객 3만여 명이 다녀갔다”며 “전어 철을 놓치면 축제의 의미가 퇴색돼 올해는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의 여름철을 대표하는 ‘부산바다축제’와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도 취소됐다. 매년 10월 열리는 부산자갈치축제도 일찌감치 취소됐다.

각종 행사가 취소되자 지역 경제계와 관광·공연업계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관광객이 준 데다 행사 취소로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갈치어패류조합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 손님들이 늘 것으로 기대하며 축제를 준비했는데 참담하다”며 “수산물 대금을 치르지 못하는 상인들이 있고, 문을 닫는 점포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는 북구·부산북부고용센터와 다음달 3일 개최하려던 ‘2020 서부산권 채용박람회’를 취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데다 집단 감염 확산 우려로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 대관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녹산공단 등 30~40개 지역 기업이 참여하고, 구직자 20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