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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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사상 최악인 연율 -27.8%를 기록하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취임한 2012년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 수준을 회복하는데 적어도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내각부는 전날(17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7.8%, 연율 환산치로는 27.8% 감소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485조1000억엔(약 5400조847억원)으로 2011년 2분기(485조엔) 이후 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민간 이코노미스트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3분기 GDP 증가율 예상치는 연율 13.3%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일본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3분기 GDP는 500조4000억엔으로 2019년 3분기의 539조3000억엔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일본 GDP 추이 및 예상치.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이 2024년에야 일본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GDP 추이 및 예상치.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이 2024년에야 일본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전문가들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경제성장률을 4.7%와 3.3%로 내다봤다. 2분기 역성장의 골이 워낙 깊었던 탓에 일본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되더라도 내년 3분기 GDP는 517조9000억엔에 그친다.

22명의 이코노미스트들 가운데 9명은 2024년에야 일본 경제가 2019년 3분기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을 회복시점으로 전망한 전문가가 6명으로 뒤를 이었다. 모리타 교헤이 크레디아그리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4분기에야 일본 경제가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수요가 증발한데다 미중무역마찰로 해외수요도 감소해 세계경제의 회복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7월들어 일본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고 있어 일본 경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됐다. 일본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전국민에게 1인당 10만엔씩 현금을 지급한 정책효과도 3분기에는 사라질 전망이다.

고노 류타로 BNP파리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감역확대의 경계감 때문에 내외부 수요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 올해 4분기 일본경제가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의 실적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2분기 일본 상장기업의 순익은 4조575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감소했다. 상장사 순익이 7분기 연속 감소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