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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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장마가 끝나면서 덥고 습한 날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며 유난히 힘든 여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푹푹 찌는 날씨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은 물론 시원한 휴가 대신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건강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올여름 알아두면 좋은 정보를 모아봤다.

갈증 느끼기 전 물 섭취해야

여름에는 우리 몸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속 수분을 땀으로 배출하고 모근을 확장함으로써 체내의 열을 내보낸다. 이를 ‘항상성 유지’라고 한다. 온열 질환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우리 몸의 능력을 벗어난 고온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몸의 이상 반응이다. 온열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탈수, 발열, 어지럼증, 실신 등이다. 심해지면 경련,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인이나 지병이 있는 사람은 온열 질환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엔 물이 보약…하루 2L '수분충전'
물을 잘 마시면 여름을 건강히 날 수 있다. 주기적으로 물을 마시는 것은 온열 질환을 막는 가장 쉬우면서도 바람직한 길이다. 갈증을 심하게 느낄 때 물을 많이 마시는 것보다 활동하면서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체중의 약 3%에 달하는 수분이 사라졌을 때 사람은 갈증을 느낀다. 1.5%의 수분만 부족해도 두통, 피로 등과 함께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코로나19 시대에 중요한 면역력도 체내 수분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루에 2L 내외의 물을 마시자. 사람은 보통 하루에 음식을 통해 1~1.5L의 수분을 섭취한다. 평소에는 나머지 필요한 양을 추가로 마시면 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물을 더 많이 먹어야 한다. 커피, 녹차 등 카페인 음료는 피하는 게 좋다. 카페인 음료는 콩팥을 자극해 몸속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이뇨 작용을 활성화한다. 많이 마시면 오히려 수분이 몸 밖으로 나가는 셈이다. 콜라, 주스 등 단 음료는 단맛 때문에 갈증을 유발하므로 웬만하면 피하는 것을 권장한다. 물 대신 섭취하면 좋은 음식으로 오이, 수박, 토마토, 셀러리, 플레인 요구르트 등이 있다.

냉방병 안 걸리려면 환기 중요

여름은 모순적인 계절이다. 밖은 더운데 실내는 에어컨 때문에 추운 경우가 많아서다.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주요 증상은 집중력 저하와 두통, 피로감 등이다. 코와 목이 마르고 감기에 걸린 것처럼 춥다. 어지럽거나 졸리기도 하다. 소화불량, 변비, 설사, 복통도 일어난다. 콧물, 코 막힘, 목 아픔, 눈 충혈 등 알레르기 비염 증상과 비슷하다.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 손, 발 등이 붓기도 한다.

냉방병은 너무 큰 실내외 온도차에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해 생긴다. 실내와 실외 온도가 5도 이상 차이나는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몸의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실내 습도가 낮게 유지되면서 호흡기가 건조해지고 기관지가 예민해진다.

냉방병은 더위를 참고 에어컨을 끄면 며칠 내로 증상이 좋아진다. 에어컨은 오랜 시간 사용하지 말고 어쩔 수 없이 가동할 땐 실내외 온도차가 5~6도를 넘지 않게 한다. 2~4시간 간격으로 환기해 차가운 공기가 정체되지 않게 한다. 습도는 50~60% 수준을 유지한다.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세균 번식을 예방할 수 있다.

서민석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병은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여름철 질병이지만 실내 온도를 적당히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로 눈과 피부 보호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게 강렬한 햇빛이다. 태양을 피할 수 없으면 스스로 가려야 한다. 신경 쓰지 않으면 햇빛에 눈과 피부가 상하기 쉽다. 선글라스는 여름 필수품이다. 실내에 있다가 바깥에 나올 때 선글라스를 쓰는 게 좋다. 선글라스는 가시광선을 투과하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모든 선글라스가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렌즈 색이 너무 짙으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오히려 떨어진다. 렌즈를 통과하는 빛의 양이 줄어 동공이 커지기 때문에 자외선에 더 노출될 수 있다. 거울을 볼 때 눈동자가 보일 정도가 적당하다.

건강한 피부를 위한 자외선 차단제도 빼놓을 수 없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하기 15분 전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양을 피부에 골고루 발라야 한다. 약간 두껍게 발라야 효과가 있다. 땀이 많이 나거나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땐 번거롭지만 수시로 덧발라주는 게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살 때 제품 포장에 ‘기능성화장품’ 문구와 자외선차단지수(SPF), 자외선A 차단 등급(PA)이 표시돼 있는지 확인하자. PA등급은 PA+, PA++, PA+++로 표시된다. +가 많을수록 자외선A 차단 효과가 크다. SPF 30 정도에서 95% 이상의 자외선이 차단되고 그 이상부터는 효과가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